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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WWE 최고 '선역' 존 시나가 악당으로?


WWE의 간판스타는 현재로서는 존 시나이다. 가장 많은 상품을 팔고 있는 간판스타이긴 하나 재미있게도 여성과 아이들에게서는 환호를 받는 반면 젊은 남성들로부터는 야유를 받기에 단체의 입장에선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서 동급의 스타로 성장한 랜디 오턴은 젊은 남성들의 환호도 많이 받는 상황이다.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시나를 악역으로 돌리려는 계획은 가끔 제안되었으나 오턴이 아직 무르익지 못했고 시나가 벌어들이는 상품수입이 크기에 확실히 결정지어지진 못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과거에 비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여겨지기에 최고의 선역 존 시나가 악당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WWE는 현재 두 개의 브랜드로 나뉘어 있으나 타이틀을 하나 둘씩 통합하는 분위기이고, 내년 4월 레슬매니아에서는 RAW와 SmackDown의 타이틀 통합전을 펼칠 예정이기에 존 시나의 악역 변신과 랜디 오턴과의 대립도 점점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물론 언더테이커와 셰이머스의 타이틀 경기설도 있어 현재 상황에선 뭐라고 확답할 수 없긴 하나 시나의 악역 변신설은 과거보단 좀 더 설득력이 있는 건 분명하다.


승부를 사전에 정하긴 했지만 다수의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프로레슬링의 특징 상 선역이 가치를 다한 경우 악당으로 변신하는 일도 역사적으로 비일비재했다. 헐크 호건을 배신한 1987년의 안드레 더 자이언트, 1989년의 랜디 마초맨 새비지, 갑작스럽게 nWo를 창설한 1996년의 헐크 호건, 미국을 싫어한다고 선언한 1997년의 브렛 하트 등은 선역에서 악역으로 변신해 히트를 친 경우라 하겠다.


그와 반대 경우도 있으니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은 2001년 잠시 악역으로 변신했으나 팬들의 역반응도 컸고 시청률이 대폭 하락하면서 안 한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어제의 친구는 내일의 적이고 모래의 친구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최고 스타의 변신은 단체로서는 나름 흥행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기에 쉽게 결정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최근 시청률이 풋볼시즌에 밀려서 좀 더 떨어진 WWE로서는 고민스러운 상황에서 시나의 변신을 언급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건 결정 뒤 이어질 결과가 아닌가 싶다. 향후 스타발굴도 절실한 상황에서 앞으로 미래를 이끌 간판인 존 시나와 랜디 오턴 중, 시나의 변신이 실패로 마무리된다면 상품판매에도 타격을 입을뿐더러 중요한 스타의 상품성을 다치게 하기 때문이다. 스톤 콜드는 악역변신 후 그 전의 상품성을 찾지 못한 사례이기에 시나의 변신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로서 시나의 변신은 지켜봐야 하지만 남성 팬들의 역반응이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물품 판매가 만약 저조해지기 시작한다면 논의가 좀 더 구체적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세대교체의 시기이므로 간판스타의 색을 바꾸는 위험보다는 그보다 덜 한 스타의 변신을 시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승부를 미리 정했다는 자체에 반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여론을 반영해서 흥행을 도모한다는 점은 꽤나 흥미로운 것이 아닌가 싶다. 향후 업계의 동향을 바꿀 수도 있는 최고 스타의 변신이 과연 이뤄질지도 궁금해진다.


<사진=www.ww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