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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유럽축구계의 최고 이슈는 레알 마드리드가 제2기 갈락티코 정책에 따라 초특급스타들을 연속적으로 영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세계축구 역대 최다 이적료 기록을 깨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건너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하 호날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호날두는 맨유가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하고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인 " BIG EAR" 를 들어올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공로로 2008년 최고권위의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며 명실공히 현 NO.1 축구선수로 우뚝섰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조금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전 시즌엔 윙어로서 한 시즌 30골이 넘는 엄청난 득점력으로 EPL 득점왕 자리를 차지하는 등 공격에 관해선 이미 그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수퍼 플레이어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자 많은 축구관계자들은 프리메라리가에서도 호날두가 예전의 활약을 이어나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EPL, 세리에 A와 함께 축구선수라면 한 번쯤 뛰어보고 싶어하는 프리메라리가에서 호날두의 성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요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스타일이 다른 리그에의 적응
킥앤러쉬로 대표되는 EPL과는 달리 스페인 라 리가는 미드필드에서의 조밀한 패스에 의한 볼점유율 장악과 축구기술을 중요시하는 플레이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잉글랜드 축구가 선이 굵고 경기 템포가 빠르다면 스페인의 그것은 아기자기하고 조금 더 우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7세의 나이로 포르투갈 스포팅 리스본에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호날두는 커리어의 대부분을 잉글랜드에서 지냈습니다. 현대의 축구는 각 리그의 토대 위에 타 리그의 장점이 흡수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긴 해도 오랫동안 행해진 고유의 스타일은 분명 남아 있습니다. 선수 자체가 훌륭해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면 적응에 애를 먹기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스날의 두 레전드급 공격수 데니스 베르캄프와 티에리 앙리도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진출했다가 마음에 상처만 안고 돌아온 경험이 있습니다. 호날두가 자기 기량을 100% 피치 위에 쏟아내려면 바뀐 리그에의 적응이 첫번째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호날두의 레알? 아니면 레알의 호날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호날두의 위상은 한마디로 "언터처블"이었습니다. 맨유가 시도한 대부분의 공격전술이 바로 호날두를 중심에 두고 행해졌기 때문입니다.
EPL에서 보여준 그의 오펜스 퍼포먼스는 말그대로 압도적이었고 그 양상도 종합선물세트라는 말이 연상될 정도로 다양했습니다. 양발과 머리를 가리지 않고 역습과 지공 모두에 강했으며 셋 피스에선 스페셜리스트였습니다. 출중한 개인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감독과 동료들이 전술적으로 그를 물심양면 지원했기 때문에 실현된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즉 레알 마드리드도 호날두를 맨유와 같이 활용할까 하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 영입된 레알의 선수중 호날두와 같이 팀의 에이스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또 있습니다. 바로 최고의 미드필더 카카입니다. 두 선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특정 한 선수를 중심으로 팀 전체의 밑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을 때 카카와 호날두는 각자 나름의 뚜렸한 매리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팀의 지휘봉을 쥐고 있는 폐예그리니 감독의 앞으로의 전술이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카카 외에 레알에는 많은 유명 선수들이 있습니다. "호날두의 레알"이 된다면 이 포르투갈 윙어는 라 리가에 비교적 일찍 안착할 것으로 보이고 주위의 훌륭한 조력자들에 의해 그의 역량이 더욱 빛날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거함 바르셀로나를 견제하며 라 리가의 패권을 찾아오려면 "호날두의 레알"보다"레알의 호날두"가 더 나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축구는 단체 경기이므로 팀을 구성하는 한 명 한 명이 고루 좋은 모습을 보일 때 최고의 성과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날두는 자신이 중심이된 시스템에 익숙해 있고 그런 경우가 그에게 최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달 말에 개막되는 프리메라리가에서 호날두가 얼마만큼의 역할을 팀에서 담당할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낯선 곳에서의 조화
호날두를 평가한 많은 표현들을 보면 "거만하다"라는 단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넘치는 자신감과 개성 강한 캐릭터의 결과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맨유에서 보여준 그의 동료들과의 관계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만 팀에 새로 이적해온 선수의 입장에서 자부심 강한 팀동료들과의 부드러운 조화가 중요한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우리 박지성 선수가 단짝 에브라와의 콤비 플레이가 좋은 것도 동료애의 돈독이란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팀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그것이 경기력 향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고 프로선수의 기본자세이기도 합니다.
호날두, 라 리가 마저 점령할까?
이미 호날두는 축구선수로서 자신의 능력을 많은 부분 입증해 왔습니다. 호날두가 빠진 맨유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뽑히지 못하는 것도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닙니다. 위에 언급한 리그에의 적응, 전술적 활용, 동료들과의 조화가 밑바탕이 되고 부상만 없다면 호날두의 라 리가 활약은 매우 긍정적으로 예상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