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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를 장악한 네덜란드 감독들, 그 비결은?

오늘 아침 인터넷에 접속해 보니 전 프로축구 성남일화의 김학범 감독의 소식이 한 매체의 기사로 올라와 있었다.

K리그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공부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났었고, 전략적인 사고와 전술운용으로 '학범슨'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로 뛰어난 김 감독의 모습을 오랜만에 기사로 접하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그는 네덜란드에서 공부중이다. 이번 보도에서는 김 감독이 네덜란드에서 공부를 하며 느낀 네덜란드 감독들의 성공 비결을 나름대로 분석한 대목에 눈이 갔다.

네덜란드 축구는 축구 자체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선 경험이 없지만 지도자들의 면모나 활동상황을 수치화해서 랭킹을 매긴다면 단연 세계 1위라고 평가할 만하다. 

한국만 보더라도 거스 히딩크 감독(현 러시아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조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현 벨기에 대표팀 감독), 핌 베어벡(현 호주 대표팀 감독) 등의 지도자들이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 이들 외에도 레이카르트, 루이스 반 갈 등 수많은 네덜란드인 축구 지도자들이 세계 유수의 클럽팀에서 정상의 자리를 오르내리며 각광받고 있다. 

 
김 김독은 네덜란드 지도자들에 대해 "여기는 연구하는 지도자들이 참 많아. 문화가 그렇게 정착돼 있어. 그래서 좋은 지도자가 많이 배출되는 것 같아. 들으면 다 알만한 히딩크, 아드보카트, 마틴 욜 등이 모두 네덜란드 출신이잖아? 인구가 적고 땅 덩이도 조그마한 나라가 한정된 인원을 갖고 유럽 톱클래스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다 이런 이유 아니겠어?"라고 나름의 분석을 내 놓았다.

결국 축구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네달란드 지도자들의 전반적인 성향이 네덜란드 출신 감독들을 세계 각국의 클럽팀과 국가대표팀에서 사령탑 자리를 맡기게 되는 밑천이 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김 감독의 이와 같은 분석 외에 네덜란드 축구 지도자들이 세계를 주름잡는 또 다른 비결에 대해 한 대학교수가 분석한 내용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직업 인류학 교수인 아르폰스 판 마르바이크 교수는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 출신 축구 감독들이 세계 축구계에서 선호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대해 "통상 무뚝뚝함은 공격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축구) 감독이라는 직업과 같은 상황에서는 선호되어야 할 성실함이라고 보여진다. 이것에 의해 선수에 대해서 엄격한 평가를 내리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네덜란드 감독들의 선호 요인으로 두 가지 요소를 더 제시했다. 하나는 축구 자체적인 요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축구 외적인 문화적인 부분이었다.

마르바이크 교수는 먼저 네덜란드 감독들이 어떤 팀을 맡았을 때 그 팀이 이전에 하던 방식과는 다른 훈련, 다른 경기로 팀을 변신시켜 놓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을 장점으로 지적했다. 그리고 그 예로 히딩크 감독을 들었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시피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배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고, 2006 독일월드컵에서 호주를 16강에, 그리고 유로 2008에서 러시아를 4강에 진출시켜 세계를 놀라게 한 명장이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 감독 시절 EURO 2008 직전 네덜란드의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그들이 해 온 연습과는 다른 방법을 도입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초반에는 많은 땀을 흘렸지만 3주가 지나면서 시작했을 무렵에 비해 선수 전원이 비약적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독자적인 방법론을 트레이닝에 도입해 러시아 대표에 변혁을 가져온 것을 밝힌 것이다.

한국도 2002년 월드컵 당시 이른바 '파워 프로그램'이라는 체력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4강 신화를 이뤄낸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는 김학범 감독이 분석한대로 네덜란드 지도자들의 연구하는 자세가 만들어낸 결과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마르바이크 교수가 분석한 네덜란드 지도자들의 성공요인은 다른 국가에서의 언어나 관습의 적응 등 문화적 흡수가 빠르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핌 베어벡 호주 감독은 스스를 '지한파'라 칭하며 한국 대표팀 감독 시절에도 한국 축구 뿐 아니라 한국 국민들의 성향까지도 정확히 꿰뚫는 시각을 보여준바 있으며 호주가 2010년 월드컵 진출 확정했을 당시 호주 국가를 TV 앞에서 노래하기도 했다. 또한 바이에른 뷘헨의 반 갈 감독은 바이에른의 축제에 참가하는 등 지역 사회에 친숙해 지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네덜란드 출신 축구 감독들의 '현지화 전략' 내지 '현지화 경향'은 과거 세계를 주름잡던 네덜란드 상인들의 뛰어난 상술과 비견되며 네덜란드 축구를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시켜가고 있다는 것이 마르바이크 교수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