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야구중계에 대한 기억 중 하나는 삼성의 투수, 성준이 나오는 날의 야구중계였죠.
그날 경기는 결코 끝까지 보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당시에는 공중파 방송으로만 드문드문 TV야구중계가 있던 시절,
모처럼의 야구중계였지만, 7회를 보기도 참 힘들었던 그의 등판은 또다른 재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웃으며 추억하는 과거, 롯데에서 코치를 맡고 계시던 성준 코치의 모습엔 과거 야구의 향수가 묻어났죠.
-2010시즌부터는 한화에서 뵐 듯 합니다만.-
길어지는 야구 때문에 '중계방송'에 영향을 받아오던 건, 과거 야구중계에 대한 추억이겠죠.
이제는 스포츠 채널 덕에 '정규방송 관계로..'란 단어를 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경기시간 자체에 대한 논의는 한번쯤 있어야 할 시점이라는 거.
더구나, 지난 시즌, 프로야구 한경기 소요시간은 역대 가장 긴 3시간 22분으로 기록됐습니다.
3시간 미만인 미국은 물론, 일본에 비해서도 10분 정도 긴 시간이라는 이 기록,
경기 스피드업은 팬서비스란 측면에서 특히, 그 논의가 가치가 큽니다.
비시즌에 접어들었지만, 프로야구는 여전히 여러 논의들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특히, 긍정적으로 지켜볼만 한 논의가 바로 어제 열린 "프로야구 경기 스피드업"세미나였습니다.
투수나 타자들이 경기 중에 소모하는 무의미(?)한 시간들을 줄이고, 공수교대도 빠르게 진행함으로서,
경기 전체 시간을 줄여 팬서비스를 높이겠다는 스피드업 세미나의 근본은 매우 훌륭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 논의가 반가운 건 비단 팬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프로야구의 시간이 길어지면 가장 힘들어질 이들 가운데 한 부분인 중계스텝들도 마찬가지란 거.
사실, 어제 "스피드업 세미나"에서 방송관련 부분으로 논의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긴 시간에 의해 "공중파 중계"가 힘들다는 것이었는데요.
실재로 중요한 경기마다 함께하는 전국 지상파 중계는 시간이 길고, 정해지지 않은 야구가 힘든 중곕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그래도 "끝까지" 중계를 하긴 합니다만.-
또, 야구시즌 중간중간에 간간히 함께하는 지역 공중파의 중계에서도 길어지는 경기시간이 문제가 되죠.
길어지는 경기시간으로 힘든 이유는 비단, 중계방송 편성만이 아닙니다.
중계 스텝들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도 힘겨움은 함께하는데요.
중계차에서 내내 그림을 만들어야 하는 PD나 중계감독들,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기에 항상 긴장하는
카메라 감독들, 모두다 경기의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자리를 비울 수 없죠.
길어지는 시간 속에서도 무엇을 먹기도 힘들뿐더러, 화장실을 갈수도 없기에 물도 편히 못마시죠.
3시간 정도까지는 그나마 견딜만하지만.. 그 이후로는 부담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더군요.
무엇보다 경기중의 무의미한 시간이 줄어든다면 특히나 반가운 노릇입니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듯, 별다른 의미없이 이어지는 여러 시간끌기엔 중계 중에 참 영상을 고르기 힘든,
어려움도 함께합니다. 중계를 보면서도 쉽게 지루해지는 부분이죠.
-현장에서 본다면 상황마다의 긴장감이나 소소한 재미들이 있겠지만, TV중계로 그런 것까지는 참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어찌됐던, 논의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또 여러 노력과 공감대가 있어야겠죠.
그리나, 어제 그 논의에도 정작 현장에서 가장 큰 조정권을 지닌 "감독"들이 빠졌다는 거...
아무래도 이 시스템이 정착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팬들을 위한 "스피드 업", 그런 긍정적(?) 변화는 '야구 중계"를 맡은 방송스텝들도 상당히 바라고 있는
것이자, 기대하는 것. 그만큼 쉽지 않은 부분도 많겠지만, 긍정적 변화의 시작으로 어제의 세미나를
평가하고 싶네요.
어찌됐던, 모두를 위해서라도 더 스피드있는, 그런 프로야구, 그리고 그런 변화 덕에 더욱 재미있고,
원활한 모습으로 함께하는 중계방송이 있는.. 그런 2010년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