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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맨유-대표팀 득점력 차이는 적극성의 차이


필자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현재 소속팀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입장을 피력한 언론 인터뷰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나도 골을 넣고 싶지만 골을 넣기 위해 무리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각자 맡은 역할을 하면 된다. 나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골을 넣어 팀이 승리하면 그만이다"

"일부 축구팬들은 슈팅을 해도 괜찮을 지점에서 왜 패스를 내주는지 의아해 한다고 하지만 나의 입장은 다르다. 나는 팀이 이기는게 먼저다.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가장 골 확률이 높은 좋은 위치의 선수가 슈팅을 하는게 맞다" 

"이번 시즌 골을 (한 골도) 못 넣을 수도 있다. 대표팀에 가면 골이 잘 터지는데 이상하게 여기(맨유)만 오면 잘 안 된다"

필자는 위 인터뷰 내용을 읽으며 박지성이 밝힌 골과 팀 승리에 관한 입장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리고 '대표팀에 가면 골이 잘 터지는데 이상하게 여기(맨유)만 오면 잘 안된다'고 언급한 부분을 읽는 순간 속으로 '지성, 정말 그 이유를 모르겠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박지성은 인터뷰에서 '골을 넣고 싶지만 무리를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골을 넣는 것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며 슈팅을 해도 되는 기회가 있더라도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해 주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언뜻 보면 구구절절 맞는 말만 하는 것 같고 어떤 순간에도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이타적인 선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분명 이와 같은 박지성의 태도가 결국 올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최우선 선택 스쿼드'에서 벗어나게 한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골을 넣는 선수가 편안한 상태에서 골을 넣는 상황은 그리 많지 않다. 골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어느 한 순간은 결정적인 고비를 넘어야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어느 한 순간은 상대수비의 저항을 뚫어내는 결정적인 장면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것이 몸싸움이 됐든, 기가막힌 패스가 됐든, 신출귀몰한 공간침투가 됐든 말이다. 인터뷰에서 밝힌 박지성의 입장은 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무인지경에서만 슈팅을 시도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또 한 가지 지적하자면 박지성의 말대로 자신에게 슈팅 기회가 있더라도 그 순간 더 골 확률이 높은 선수에게 패스를 하는 것이 과연 골을 담보해 줄 수 있을까?

박지성의 눈과 머리는 실수하지 않을 수 있지만 박지성이 딛고 있는 그라운드와 그의 발은 실수할 수 있다. 설령 박지성 자신은 실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움직이는 공을 컨트롤하고 슈팅하는 과정에서 실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박지성 스스로 자신보다 골 확률이 높은 위치에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으로 골을 담보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박지성은 스스로 골을 만들어내기 위해 때로는 무리를 할 필요도 있고, 때로는 터무니없는 슈팅을 날릴 때도 있어야 한다. 슈팅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기 위해서라도 실전에서의 다양한 상황속에서 무수한 슈팅을 날려봐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가 최고의 홈런왕이기도 했지만 그 반면에 최악의 삼진왕이기도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박지성 스스로 밝혔듯 대표팀에서는 골이 잘 나오는데 소속팀 맨유에서 유독 골이 안나오는 그 차이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골를 향한  적극성의 차이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박지성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골을 넣든 안넣든 팀이 승리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박지성 스스로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것이 소속팀 맨유의 승리라면 그 스스로 누구 보다 먼저 득점 기회라고 여겨지는 순간 거침없이 슈팅을 시도하고 골을 넣어야 하며 그것이 승리를 향한 첫 걸음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