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S파워블로거 닷컴

나니의 '대약진'이 맨유와 박지성에게 미칠 영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루이스 나니가 대약진 중이다.

나니는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메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3-3 포메이션으로 나선 맨유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전반전에 아스널 알무니아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한데 이어 웨인 루니의 추가골을 돕는 등 경기 내내 현란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맹활약을 펼쳤다.


나니의 눈부신 활약속에 맨유는 경기 초반 아르샤빈을 앞세운 아스널의 파상 공세를 잘 막아낸 이후 반격을 펼쳐 전반전에만 두 골을 앞서갔고, 후반 7분 박지성의 쐐기골까지 더해 3-1의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전날까지 이번 시즌 '빅4'팀들을 상대로한 원정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던 맨유로서는 뜻밖의 낙승이었다.
이날 국내 팬들과 언론들의 관심은 거의 대부분 박지성의 시즌 첫 골에 맞춰졌지만 나니의 눈부신 활약도 그에 못지 않은 화제거리가 됐을 만큼 아스널전에서 보여준 나니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신 수준이었다. 이날 나니의 활약을 지켜본 많은 전문가들은 나니가 비로소 자신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존재임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리버풀전 이후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나니는 이제 맨유에 완전히 적응했고 점점 더 성숙해가고 있다. 맨유 입단 직후에는 미숙한 선수였지만 지금은 발전이 눈에 확실히 보인다"고 찬사를 보냈고, 이날 측면 공격수로서 함께 선발출전한 박지성 역시 "아무도 나니를 막을 수 없었다"고 그를 추켜세웠다.



이와 같은 나니의 대약진은 단순히 맨유라는 팀 내에서 나니의 입지가 굳혀진다거나 최근 제기된 이적설을 잠재우는 수준에서 벗어나 올시즌 어렵사리 상위권 순위를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온 맨유에게나 들쭉날쭉한 출전으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던 박지성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맨유의 입장에서 보면 호날두가 있던 시절 맹위를 떨쳤던 4-3-3 포메이션을 통해 좀더 강력한 공격력을 장착하게 됐다.

올시즌 맨유는 호날두의 공백을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 팀 스피드가 떨어졌고, 공격루트는 단조로웠다. 맨유에게 스트라이커로서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 루니나 팀의 레전드로서 노련한 활약을 펼쳐준 긱스와 같은 존재가 없었다면 현재 우승은 커녕 '빅4' 수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버풀과 동변상련의 정을 나누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나니의 극적인 등장으로 맨유는 지난 시즌까지 팀의 전매특허와도 같았던 4-3-3 포메이션을 재건, 팀의 공격능력을 호날두 이적 이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됐다.

맨유가 나니의 급부상으로 빠른 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4-3-3 포메이션을 재건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은 곧 박지성이 앞으로 좀더 많은 출전과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올시즌을 앞두고 루이스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맨유의 유니폼을 입게 됐을 때 전문가들은 박지성이 오른쪽 측면 윙어로서 발렌시아에게 밀려 출전기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긱스의 '회춘모드'로 인해 왼쪽에서도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모두 맨유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포지션 플레이'를 구사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맨유가 4-3-3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맨유의 득점원 가운데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역습에 의한 득점의 기회가 이전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서 박지성의 시즌 첫 골의 장면을 떠올려 봐도 알 수 있듯 박지성 역시 이와 같은 포메이션에서 좀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맨유가 이와 같은 역습 내지 속공으로 올시즌 전반기에 구사했던 '포지션 플레이' 보다 더 많은 득점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당연히 박지성에게 좀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질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맨유가 4-3-3 포메이션을 구사할 때 세 명의 포워드진 가운데 주로 왼쪽에 서는 박지성의 포지션에서 발렌시아와 경쟁할 가능성에 관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퍼거슨 감독이 힌트를 주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나니를 칭찬한 이후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 중 누구를 내보내야 할지 정말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박지성은 주로 루니 등 중앙 스트라이커의 왼편에 서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발렌시아와 주전경쟁을 펼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임을 말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