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야구상식으로는 1번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타격스탯은 출루율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1번 타자의 경우 득점과 가장 밀접한 타격 스탯이 출루율이라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전성기의 이종범등의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1번 타자들이 장타력이 낮고 스피드가 뛰어나 도루를 많이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1번 타자에게 출루율이 가장 중요하다는 상식은 유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1번 타자는 한국프로야구와는 달리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어서 한국야구의 1번 타자 평가와는 다른 시각이 필요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장타력을 가진 1번 타자는 핸리 라미레즈, 그레디 사이즈모어, 알폰소 소리아노, 커티스 그랜더슨등이 있습니다. 반면에 스피드가 뛰어나지만 장타력이 낮은 1번타자 유형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치로 스즈키, 숀 피긴스, 후안 피에르등입니다.
최근 후속타자의 타격능력과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타자의 순수한 득점력만을 평가하는 OCAR(Out Counts-Factored Actual Runs) 공식을 이용하여 메이저리그 15명의 1번 타자 통산기록을 측정해보니, 메이저리그의 경우 1번 타자는 득점에 관한 영향력이 출루능력에 비해서 장타능력이 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OCAR 공식은 주자가 없다는 전제하에 득점과 관련된 안타와 사구, ROE를 포함한 모든 요소에 득점확률을 곱해주는 방식의 공식으로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메이저리그 10년기간의 30개팀의 실제득점대비 99.62%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MLB 1번타자 득점능력 순위 | |||||||
순위 |
선수 |
OCAR / 27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ISOP |
OPS |
1위 |
핸리 라미레즈 |
6.35 |
316 |
386 |
531 |
.214 |
917 |
2위 |
그래디 사이즈모어 |
5.97 |
275 |
367 |
485 |
.210 |
851 |
3위 |
알폰소 소리아노 |
5.50 |
278 |
326 |
510 |
.231 |
836 |
4위 |
이치로 스즈키 |
5.44 |
333 |
378 |
434 |
.101 |
811 |
5위 |
커티스 그랜더슨 |
5.42 |
272 |
344 |
484 |
.211 |
828 |
6위 |
자니 데이먼 |
5.32 |
288 |
355 |
439 |
.150 |
794 |
7위 |
브라이언 로버츠 |
5.13 |
284 |
356 |
421 |
.137 |
776 |
8위 |
셰넌 스튜어트 |
5.12 |
297 |
360 |
430 |
.133 |
790 |
9위 |
호세 레이예스 |
5.10 |
286 |
337 |
435 |
.148 |
772 |
10위 |
칼 크로포드 |
5.01 |
295 |
335 |
437 |
.142 |
772 |
11위 |
지미 롤린스 |
4.90 |
274 |
329 |
439 |
.165 |
768 |
12위 |
라파엘 퍼칼 |
4.90 |
284 |
350 |
408 |
.123 |
758 |
13위 |
숀 피긴스 |
4.89 |
291 |
363 |
388 |
.097 |
751 |
14위 |
스캇 포세드닉 |
4.52 |
277 |
340 |
381 |
.104 |
720 |
15위 |
후안 피에르 |
4.48 |
301 |
348 |
372 |
.072 |
720 |
평균 |
6.70 |
289.29.0 |
351.6 |
439.6 |
0.15 |
790.9 |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1번 타자 15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출루율과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핸리 라미레즈가 27아웃당 득점력을 나타내는 OCAR 27에서 6.35점을 기록하여 1위였고, 2위는 타율은 낮지만 출루와 장타력에 강점이 있는 그래디 사이즈모어, 3위는 메이저리그 리드오프 중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치는 알폰소 소리아노였습니다. 세 선수는 실제적인 장타능력을 보여주는 스탯인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ISOP에서 모두 .20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연평균 751타석에서 231개의 안타와 1번 타자중 가장 높은 타율, 두 번째로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치로 스즈키는 ISOP .101로 최하위권의 장타력과 득점확률이 낮은 1사와 2사에 집중된 고의사구로 인하여 실제적인 득점능력이 4위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치로보다 타율과 출루율이 현저하게 낮은 커티스 그랜더슨은 이치로에 비해서 751타석 환산 49개 가량의 안타를 적게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4개 더 많은 볼넷과 ISOP .211의 장타력으로, 이치로와 거의 비슷한 득점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타율 5위와 출루율 4위를 기록한 숀 피긴스 역시 최하위권의 ISOP .097로 인해서 15명의 1번 타자중 13위를 기록했습니다. 메이저리그 1번 타자의 경우 출루율보다는 장타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 ML 기준으로 15명의 메이저리그 리드오프들이 1번 타자로 전 타석에 출장했을 때의 162경기 환산 득점기록입니다.
순위 |
선수 |
OCAR / 27 |
162G 환산득점 |
1위 |
핸리 라미레즈 |
6.35 |
125.8 |
2위 |
그래디 사이즈모어 |
5.97 |
118.3 |
3위 |
알폰소 소리아노 |
5.50 |
109.0 |
4위 |
이치로 스즈키 |
5.44 |
107.8 |
5위 |
커티스 그랜더슨 |
5.42 |
107.4 |
6위 |
자니 데이먼 |
5.32 |
105.4 |
7위 |
브라이언 로버츠 |
5.13 |
101.6 |
8위 |
셰넌 스튜어트 |
5.12 |
101.4 |
9위 |
호세 레이예스 |
5.10 |
101.0 |
10위 |
칼 크로포드 |
5.01 |
99.3 |
11위 |
지미 롤린스 |
4.90 |
97.1 |
12위 |
라파엘 퍼칼 |
4.90 |
97.1 |
13위 |
숀 피긴스 |
4.89 |
96.9 |
14위 |
스캇 포세드닉 |
4.52 |
89.6 |
15위 |
후안 피에르 |
4.48 |
88.8 |
평균 |
5.20 |
103.10 |
15명의 메이저리그 1번 타자중에서 162경기 환산 125.8점의 득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핸리 라미레즈와 그 뒤에 일정 간격을 두고 2인자인 사이즈모어, 그리고 사이즈모어와 일정수준차이를 보이고 있는 소리아노부터 데이먼까지의 3위 그룹과 그 이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출루율이 1번 타자의 척도라는 야구상식은 장타력이 뛰어난 1번 타자가 많은 메이저리그의 경우에는 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