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역사를 수놓은 최고의 중견수 계보는 1957년부터 1968년까지 12년 연속으로 외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센프란시스코 자이언트의 윌리 메이스부터 출발한다. 메이스의 뒤를 이어 시애틀 매리너스의 켄 그리피 주니어가 90년부터 99년까지 10년 연속으로 골드 글러브를 수집하며 최고 중견수 계보를 이었고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는 10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엔드류 존스, 9번 수상의 토리헌터, 8번의 짐 에드먼즈등이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중견수들의 계보를 이어갈 2010년대 최고 중견수는 누구일까? ESPN의 야구 기자 호세 아렌규어 주니어는 최근 기사에서 이 시대 최고의 중견수가 시애틀 매리너스의 프랭클린 구티에레즈라고 주장했다. 아렌규어 기자는 프랭클린 구티에레즈의 중견수 수비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구티에레즈의 2009년 수비기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2009년 수비능력을 평가하는 필딩바이블의 플러스/마이너스 시스템과 팬그래프에서 활용하고 있는 UZR등의 수비스탯은 구티에레즈를 양대리그 최고의 중견수중의 한명으로 평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압도적인 중견수로 평가하고 있다. 플러스/마이너스 시스템은 구티에레즈가 2009 시즌 평균수준의 중견수보다 31점의 수비점수를 기록해서 15점으로 메이저리그 2위를 기록한 커티스 그랜더슨보다 2배 이상의 수비공헌도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했고, 150경기당 수비공헌도를 나타내는 UZR/150 역시 구티에레즈가 메이저리그 1위인 27.1점을 기록하여 2위 BJ 업튼의 11.8점 대비하여 거의 2.5배의 수비공헌도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했다. 2009 시즌 구티에레즈는 플/마시스템과 UZR/150에서 평균 중견수가 아닌 메이저리그 2위의 중견수보다 2배 이상의 수비공헌도를 보여주는 놀라운 수비기록을 남겼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야구 전문가들로부터 메이저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평가받는 구티에레즈는 외야수비에 임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구티에레즈는 “모든 타구가 공중으로 날라올 때, 나는 즉각적으로 타구를 잡을 수 있다고 느낀다. 그러한 자신감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타구를 놓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내가 공을 잡지 못할 것과 플라이볼 타구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인터뷰했다.
시애틀로 이적하기 전까지 거의 우익수로 플레이했던 구티에레즈가 중견수로 포지션을 전환한 것은 팀의 미들라인을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둔 시애틀 매리너스의 단장 잭 쥬렌식의 치밀한 구상으로 인한 것 이었다. 쥬렌식은 2008년 시애틀 단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우익수로 활약하고 있었던 구티에레즈를 트레이드 타겟으로 삼았다. 인디언스는 골드 글러브 중견수인 그레디 사이즈모어로 인하여 구티에레즈를 우익수로 기용했다. 구티에레즈는 2007년과 2008년 메이저리그 우익수 중에서 UZR/150 1위를 기록했고 쥬렌식 단장은 이를 주목했다.
2008년 12월 11명의 선수가 포함된 뉴욕 메츠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애틀 매리너스간의 삼각협상을 통해서 쥬렌식 단장은 마침내 구티에레즈를 매리너스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쥬렌식은 “구티에레즈가 모든 협상의 목적이었다. 만약 시애틀이 구티에레즈를 얻을 수 없었다면 협상은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당시 시애틀은 팀의 클로저로 3년간 활약했었던 JJ 풋츠를 메츠로 이적시키는 모험을 강행했다.
2008년 시즌까지 통산타율 258, 출루율 308, 장타율 409를 기록중이었던 구티에레즈는 시애틀로 이적한 첫 시즌 18개의 홈런과 타율 283, 출루율 339을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진일보한 성적을 기록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팀의 미래 청사진의 주춧돌로 기대하고 있는 구티에레즈와 이번 오프시즌에 4년, 2025만불의 연장계약을 맺었다.
아렌규어 기자는 구티에레즈의 중견수 수비능력이 그를 계속해서 가치있는 선수로 만들 것이며 다이빙 캐치, 갭 지역의 타구를 쫒아가는 스피드, 타구를 잡기위해서 외야펜스에 돌진하는등의 구티에레즈의 수비플레이가 야구팬들을 첫눈에 반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티에레즈가 2010년대 메이저리그 최고 중견수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