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통해 2회 연속 세계선수권 제패에 도전한다.
현재 팬들의 관심은 김연아가 미셸 콴 이후 9년만에 세계선수권을 2연패하며 이번 '올림픽 시즌'을 전관왕으로 마감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도 쏠려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김연아가 현역에서 은퇴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필자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김연아가 세계선수권 이후에도 현역에 남아 후배들의 성장을 이끌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를 둘러싸고 벌어진 여러 상황들을 지켜보며 필자는 김연아가 계속 현역 선수로서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행복한 스케이터'를 꿈꾸는 김연아 본인에게나 한국 피겨 스케이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회의를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지난 22일 AP통신을 통해 "김연아가 올림픽 이후 며칠 동안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도 1988 캘거리 올림픽 이후 똑같은 증상을 겪었다. 올림픽에서 이기든 지든 후유증은 남는다”며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보도와 같이 올림픽 후유증과 같은 현상은 인생 최고의 무대를 마친 선수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다분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마음고생과 부담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의 어려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역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성과를 얻은 '그랜드슬래머' 김연아가 계속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지금까지 겪어왔던 이런저런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기꺼이 감내하면서 세계 최정상의 선수로서 왕좌를 지키기 위한 긴장의 끈을 앞으로 수년간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다.
김연아가 앞으로도 현역 선수로서 국제 무대에서 점수와 순위 경쟁을 펼치는 신분이라면 이전과 같이 엣지 사용이나 회전수 문제 등에 관한 판정이나 GOE 등 채점에 관한 시비에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챔피언으로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을 매 시즌 만들어내야 하는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김연아 스스로 지니고 있는 '수퍼스타'로서의 입지와 유명세로 인해 치러야 하는 스케이팅 외적인 스트레스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김연아 본인도 이런 문제들 앞에서 언제까지나 '대인배 김슨생'으로 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동계올림픽 이전까지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런 저런 논란에도 앞만 보고 달려왔겠지만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륙대회, 세계선수권, 그랑프리파이널, 동계올림픽)을 달성한 지금 과거의 그런 정신력을 김연아에게 요구하는 것은 가혹한 요구일 수 있다.
반면 김연아가 프로 스케이터로 전향했을 경우를 떠올려 본다면 훨씬 편안하고 변함없는 '김연아 다운 김연아'를 계속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를 다니며 학점을 따기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도 떠는 평범한 여대생으로서의 삶도 누리면서 전 세계를 여행하며 아이스쇼와 같은 무대를 통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스케이팅을 마음껏 즐기면서 수퍼스타로서의 삶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틈틈이 국내 피겨 저변 확대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친다면 한국 피겨계에 메달로서 할 수 있는 기여보다 훨씬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김연아가 이번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면 국내 팬들은 당분간 세계 무대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서있는 한국 선수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올림픽 시즌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지금 김연아에게 필요해 보이는 것은 휴식이다.
오서 코치도 모두 다 헤아리기 힘든 험난한 길을 김연아는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고, 그런 이유로 육체적으로 어디가 아프다거나 불편하다거나 하지 않더라도 이미 김연아는 선수로서 경쟁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의 체력'이 소진된 상태다.
김연아는 대중들이 보는 가운데 세 차례 눈물을 보였다. 2008년 12월 고양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프로그램 직후 한 번, 2009 세계선수권 우승 직후 시상대에서 한 번, 그리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프리 스케이팅 연기가 끝난 직후 한 번...그렇게 세 차례다.
그의 첫 번째 눈물이 상상을 초월한 홈팬들의 응원에 긴장했다가 연기가 끝난 뒤 그 긴장이 풀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쏟은 눈물이라면 두 번째 눈물은 꿈에 그리던 월드챔피언 타이틀 획득에 대한 기쁨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세 번째 눈물은 금메달 획득에 대한 확신이라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거기에다 그 오랜 시간동안 이어지던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내고 스케이터로서 궁극의 목표였던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는 홀가분함의 감정이 뒤섞인 눈물이었을 것이다.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김연아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밝히게 될 것이다. 그 내용은 현역 선수로서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결정일 수도 있고, 프로 스케이터로서의 전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온전하게 존중받아야 할 것은 물론이다.
김연아의 선택이 무엇이건 간에 김연아를 아끼고 사랑해온 모든 사람들은 이제 잠정적이든 최종적이든 '현역 선수' 김연아와 흔쾌히 작별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듯 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마음의 준비가 마음아프거나 아쉬울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역 선수' 김연아가 은퇴하는 순간이 곧 김연아 스케이팅 인생의 종착점이 아닌 '행복한 스케이터'로서 김연아가 대중들과 기나긴 사귐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팬들의 관심은 김연아가 미셸 콴 이후 9년만에 세계선수권을 2연패하며 이번 '올림픽 시즌'을 전관왕으로 마감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도 쏠려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김연아가 현역에서 은퇴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필자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김연아가 세계선수권 이후에도 현역에 남아 후배들의 성장을 이끌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를 둘러싸고 벌어진 여러 상황들을 지켜보며 필자는 김연아가 계속 현역 선수로서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행복한 스케이터'를 꿈꾸는 김연아 본인에게나 한국 피겨 스케이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회의를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지난 22일 AP통신을 통해 "김연아가 올림픽 이후 며칠 동안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도 1988 캘거리 올림픽 이후 똑같은 증상을 겪었다. 올림픽에서 이기든 지든 후유증은 남는다”며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보도와 같이 올림픽 후유증과 같은 현상은 인생 최고의 무대를 마친 선수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다분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마음고생과 부담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의 어려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역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성과를 얻은 '그랜드슬래머' 김연아가 계속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지금까지 겪어왔던 이런저런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기꺼이 감내하면서 세계 최정상의 선수로서 왕좌를 지키기 위한 긴장의 끈을 앞으로 수년간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다.
김연아가 앞으로도 현역 선수로서 국제 무대에서 점수와 순위 경쟁을 펼치는 신분이라면 이전과 같이 엣지 사용이나 회전수 문제 등에 관한 판정이나 GOE 등 채점에 관한 시비에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챔피언으로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을 매 시즌 만들어내야 하는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김연아 스스로 지니고 있는 '수퍼스타'로서의 입지와 유명세로 인해 치러야 하는 스케이팅 외적인 스트레스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김연아 본인도 이런 문제들 앞에서 언제까지나 '대인배 김슨생'으로 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동계올림픽 이전까지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런 저런 논란에도 앞만 보고 달려왔겠지만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륙대회, 세계선수권, 그랑프리파이널, 동계올림픽)을 달성한 지금 과거의 그런 정신력을 김연아에게 요구하는 것은 가혹한 요구일 수 있다.
반면 김연아가 프로 스케이터로 전향했을 경우를 떠올려 본다면 훨씬 편안하고 변함없는 '김연아 다운 김연아'를 계속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를 다니며 학점을 따기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도 떠는 평범한 여대생으로서의 삶도 누리면서 전 세계를 여행하며 아이스쇼와 같은 무대를 통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스케이팅을 마음껏 즐기면서 수퍼스타로서의 삶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틈틈이 국내 피겨 저변 확대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친다면 한국 피겨계에 메달로서 할 수 있는 기여보다 훨씬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김연아가 이번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면 국내 팬들은 당분간 세계 무대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서있는 한국 선수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올림픽 시즌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지금 김연아에게 필요해 보이는 것은 휴식이다.
오서 코치도 모두 다 헤아리기 힘든 험난한 길을 김연아는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고, 그런 이유로 육체적으로 어디가 아프다거나 불편하다거나 하지 않더라도 이미 김연아는 선수로서 경쟁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의 체력'이 소진된 상태다.
김연아는 대중들이 보는 가운데 세 차례 눈물을 보였다. 2008년 12월 고양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프로그램 직후 한 번, 2009 세계선수권 우승 직후 시상대에서 한 번, 그리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프리 스케이팅 연기가 끝난 직후 한 번...그렇게 세 차례다.
그의 첫 번째 눈물이 상상을 초월한 홈팬들의 응원에 긴장했다가 연기가 끝난 뒤 그 긴장이 풀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쏟은 눈물이라면 두 번째 눈물은 꿈에 그리던 월드챔피언 타이틀 획득에 대한 기쁨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세 번째 눈물은 금메달 획득에 대한 확신이라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거기에다 그 오랜 시간동안 이어지던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내고 스케이터로서 궁극의 목표였던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는 홀가분함의 감정이 뒤섞인 눈물이었을 것이다.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김연아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밝히게 될 것이다. 그 내용은 현역 선수로서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결정일 수도 있고, 프로 스케이터로서의 전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온전하게 존중받아야 할 것은 물론이다.
김연아의 선택이 무엇이건 간에 김연아를 아끼고 사랑해온 모든 사람들은 이제 잠정적이든 최종적이든 '현역 선수' 김연아와 흔쾌히 작별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듯 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마음의 준비가 마음아프거나 아쉬울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역 선수' 김연아가 은퇴하는 순간이 곧 김연아 스케이팅 인생의 종착점이 아닌 '행복한 스케이터'로서 김연아가 대중들과 기나긴 사귐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