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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UFC 헤비급 4강 교체를 보는 시선



몇 년 전까지 우리나라 팬들의 세계 최고 격투기 단체는 PRIDE였고 당시엔 표도르, 크로캅, 노게이라, 그리고 바넷의 4대 강자가 있었다. 바넷 이전엔 히스 히링이 4강안에 들던 시기도 있었지만 대략 이 정도 선에서 헤비급 4강이 정리되었던 듯하다. 최근엔 표도르를 제외하곤 부진한 상태로 바넷은 약물 도핑테스트에 걸려 미국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으며 UFC 프로모터와의 사이가 안 좋은 터라 일본에서 활약 중인데 얼마 전엔 마이티 모를 꺾긴 했지만 현재 세계 4강으로 부르기엔 다소 한계가 있으다. 2위 자리를 다투던 노게이라와 크로캅은 UFC에서 생각만큼 멋진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 때는 소문난 잔치에 내실은 부실하단 평가를 받던 UFC의 헤비급은 점점 막강해지면서 브록 레스너를 필두로 아마추어 레슬러 출신 쉐인 카윈과 케인 벨라스케즈,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대와 달리 크로캅을 쉽게 꺾은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4강으로 정리되는 듯 하다. 여기에 헤비급이나 라이트 헤비급으로 전환이 가능한 노장 랜디 커투어와 잠정챔피언을 내준 프랭크 미어까지 그 선수층은 정말로 화려하다.
2위 단체 스트라이크 포스는 어느 단체나 겪어왔던 표도르와의 어려운 협상으로 인해 이제야 표도르와 파브리시오 베우둠의 6월 대결이 확정시켰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두고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만큼 뜨겁지 못한 게 사실이다. 격투기를 일반 팬들이 제대로 발견한 건 2004년 이후인데 요즘은 과거 분위기가 이어지지 못한 채 쉐인 카윈이나 케인 벨라스케즈는 낯선 이들이고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더욱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나 싶다.


이런 이유엔 경기 간격이 뜸하고 매주 편성되는 프로그램이 과거와 달리 줄어들었으며 WBC 이후 더욱 인기가 높아진 국내 야구나 월드컵 시즌이 되니 축구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미국과 캐나다에선 격투기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최근 독일이 격투기를 법적으로 불허했으며 프랑스는 여전히 법으로 규제하는 것처럼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특정 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질 뿐이므로 대한민국의 경우도 다른 나라를 따라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이긴 하다.


문제는 이 분야에 희망을 갖은 이들에게 현재 상황이 답답하다는 점이다. 격투기 자체에 빠져서 외국 선수들임에도 좋아하거나 최홍만같이 타 분야의 빅스타가 전향하는 과거의 상황과는 거리가 멀기에 지금으로서는 내부스타의 약진을 기대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아무리 외국인 스타가 대단하다고 해봤자 국내 스타만 못하다. 메이저리그 현재 타격왕보다는 추신수의 안타가 더 중요하며 연승행진 투수보단 박찬호가 삼진하나 잡는 것이 우리에겐 더 의미가 큰 것과 비슷하다. 박지성의 골은 리그 득점왕보다 더욱 크게 다뤄지는 것 역시 그런 의미일 것이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일본인 파이터의 경기가 표도르나 크로캅보다 더 중요했으며 미국에선 갑자기 격투기로 뛰어든 브록 레스너가 표도르보다 인기가 높은 것 역시 마찬가지의 의미이다.


이제 새로운 문화란 신기함 때문에 외국인 파이터들이라도 무조건 응원하던 시기는 지나갔다. NBA에 대해 이야기를 물어보면 아직도 시카고 불스만 기억하는 팬들이 많은 것처럼 PRIDE의 헤비급 4강은 1980년대 WWE나 농구의 시카고 불스처럼 한 때 우리를 스치고 간 기에 불과하지 않나 싶다.


이에 국내 파이터들의 약진과 그들을 응원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하다. 아무리 외국인이 잘 해봤자 국내 팬들은 이젠 움직이지 않는 어쩌면 안정화 다르게 보면 열기가 꺼진 시기가 되었기에 국내 선수의 약진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선수들의 분전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