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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루니' 정대세, '차붐 신화' 재현을 기대한다

북한 축구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가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로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스포츠전문매체인 <닛칸스포츠> 2 "정대세가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의 VfL 보쿰으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대세와 현 소속팀인 가와사키와의 계약기간이 2011 1월까지 되어 있지만 가와사키 구단이 보쿰과 정대세의 이적에 합의했고 조만간 이적을 공식 발표할 것이며 그에 따라 조만간 정대세가 독일로 건너가 보쿰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대세와 보쿰의 계약기간은 2년이며 이적료는 25만 유로(우리돈 약 38천만원), 연봉은 40만 유로(우리돈 약 61천 만원)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2년부터 2년간 당시 김주성(현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이 활약한 구단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귀에 익은 팀.

 

보쿰은 2009~2010 분데스리가에서 리그 최하 수준인 33골을 넣는데 그쳤고, 실점은 최고 수준인 64골로 득실차가 -31이나 되는 부진속에 61018패로 분데스리가 18개 구단 가운데 17위에 그쳐 2부 리그로 강등된 상황으로 1부리그 복귀를 노리는 보쿰은 현재 정대세의 공격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세가 보쿰에 정식으로 입단한다면 북한 선수로는 최초의 분데스리가 진출이 된다.

 

특히 정대세가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당당한 체구에 득점 감각과 강인한 승부근성을 겸비한 정통 스트라이커라는 점에서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 당시 차범근 선수가 이뤘던 '차붐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에 기대어린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은 당시 세계 축구의 변방이던 한국 출신으로 10여 년간 외로이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활약하며 302경기에 출전, 98골을 성공시키는 기적과도 같은 업적을 이룬바 있다.

 

물론 차범근 씨 이후 김주성, 황선홍(현 부산 감독), 이동국(전북현대), 차두리(셀틱 입단 확정) 등이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공격수로서 활약했지만 차범근 씨가 이뤘던 업적에는 명함 조차 내밀기 부끄러운 정도의 미미한 활약에 그쳤다.

 

차범근 씨의 아들인 차두리도 빌레펠트, 프랑크푸르트 등을 거치면서 공격수로 활약했고, 프랑크푸르트 시절에는 공격수로서 팀의 1부리그 승격에 크게 기여했지만 이후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를 거치면서는 수비수로 변신, 아버지의 특급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대세가 비록 2부리그 팀이기는 하나 분데스리가 무대에 데뷔, 차붐 신화 재현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무척이나 의미있는 도전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물론 최근 인터뷰에서 정대세가 첼시나 맨유와 같은 팀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바 있다.

 

그에 비한다면 보쿰은 정대세의 희망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팀이기는 하지만 이제 26살에 불과한 정대세가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빅리그의 빅클럽 스카우터들의 눈에 이미 노출이 된 만큼 보쿰에서의 활약여하에 따라 꿈을 이룰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정대세가 보쿰에서 걸출한 활약을 펼쳐 팀의 1부리그 복귀에 공헌하고 이후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독일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이적해 연일 골 퍼레이드를 펼친다면 아마도 독일의 올드팬들은 30여 년전의 차붐의 모습을 정대세를 통해 떠올리게 될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정대세가 차붐 신화를 재현한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남북을 떠나 차붐과 같은 '코리언 스트라이커' 정대세가 유럽의 다른 무대가 아닌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 진출하는 데 대해 특별한 감흥을 갖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