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프로레슬링 팬으로서 WWE나 WCW에 자주 왔던 샤킬 오닐은 최근엔 격투기를 수련하면서 가끔 최홍만 선수와의 경기를 원한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최홍만 선수는 미국에서 K-1을 통해 몇 차례 경기를 갖긴 했지만 사실상 K-1의 인지도는 미국 내에서 그렇게 높지 않기에 눈에 띄는 외모 덕분에 이례적으로 샤킬 오닐에게 낙점이 된 것이다.
최홍만 선수와의 대결설은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고 쌍방에 교감이 있어서 흘리는 것도 아니기에 꽤나 흥미롭다. 지난 달 말 보스턴에서 펼쳐진 UFC 주최 엑스포에서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있자 샤크는 격투기를 하고 싶으며 상대로서 다시 한 번 최홍만 선수를 언급했다. 오닐은 이 경기를 위해 한 달의 강한 훈련이 필요하며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이런 스타일의 경기는 ‘프릭쇼(Freak Show)’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으며 일반적이지 않은 양태의 대결을 뜻한다. 과거 K-1이 밥 샙을 필두로 해서 아케보노, 최홍만 선수 등을 영입해서 펼쳤고, 미국에선 킴보 슬라이스가 중심에 있었는데 샤킬 오닐이 격투기를 하는 경우 최근 UFC에 뛰어 들었다가 바로 퇴출 된 제임스 토니처럼 타 분야 스타와의 이종격투기 성격을 띌 것으로 보인다.
오닐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UFC의 회장 데이너 화이트는 일단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화이트의 입장에선 단기적으론 효과적이겠지만 단체의 정체성을 흐리므로 오닐은 쓰기 힘든 카드일 것이다. 차라리 정상급 복서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나 매니 파퀴아오가 가장 구미에 당기겠지만 금전적으론 격투가들보다 훨씬 몸값이 높으며 패배의 우려도 있기에 서로 찔러보기만 할 것으로 생각된다. 데이너 화이트는 오닐에게 차라리 LA 레이커스 농구팀이나 신경 쓰라는 특유의 독설까지 덧붙이면서 UFC에서 경기할 가능성을 차단했는데.
오닐의 입장에서도 패배 뒤 몰아칠 역풍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쉽게 경기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최홍만 선수도 상황이 허락한다면 맞붙겠다는 의견을 보이는 게 나쁠 건 없다고 생각된다. 일본의 격투기는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으며 K-1측의 투자자 확보 주장 역시 점점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기에 이런 상황이라면 다양한 진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일본 연예계도 나쁘지 않고 국내 역시 수요가 있겠지만 미국 진출도 고려하는 경우 샤킬 오닐과의 대결설은 나쁘진 않다고 본다. 대결에 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의 향후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니 현재로서 샤크는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볼 때 최홍만 선수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여하튼 샤킬 오닐이 최홍만 선수를 계속 상대로 원하는 건 나쁜 일도 아니고, 꼭 격투기 뿐 아니라 프로레슬링 쪽에서도 최홍만 선수의 존재는 알고 있는 터이며 연예계쪽에서도 수요가 분명 있으니 향후 그의 활동무대는 좁지 않다고 생각된다. 격투기 쪽에서도 그간 간판스타로서 흥행을 이끌어준 그의 앞길에 좋은 결과가 있길 빌어주는 게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