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판정 시스템의 문제로 승패가 뒤바뀌었다는 논란은 쇼군 후아와 료토 마치다의 1차전, 정찬성-가르시아 1차전 등을 비롯해 UFC는 물론 다양한 단체에서 수차례나 있었다. 판정 논란이 생기면 팬들의 역반응도 컸고 우리의 입장에선 현지인에 대한 편파라는 말도 나왔지만 재미있게도 심판들을 조작했을 것처럼 보이는 프로모터마저도 판정문제를 제기하면서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는 북미대륙에선 심판이 각 주의 체육위원회에서 배정되고, 이들은 단체의 입장과는 별개인 객관적인 위치에서 판정을 내리므로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소신 있게 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도 있고, 시스템 자체가 완벽할 수 없어 가끔 논란들이 벌어졌던 것이다.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꾸준하게 나왔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디오 모니터를 통한 판독이 도입되면서 순간적인 동작들의 반칙여부, 유효타 등을 좀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그러나 각 주마다의 체육위원회의 방침이 다르고 아직은 좀 더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하며 이것만으로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면 라운드별 채점에 의한 편차가 아닐까 싶다. 3라운드의 경기를 치르는 경우, 두 라운드에서 약간 유리했다가 한 라운드를 일방적으로 내주더라도 채점으로 가면 두 라운드에서 약간 유리했던 선수가 29:28로 이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복싱의 주요 경기는 라운드가 긴 편이라 이런 편차가 상쇄될 가능성이 크지만 격투기는 보통 3라운드로 진행되기에 약간의 변수가 결정적일 때가 많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몇몇 사람들이 해법을 내놓았다. 중요한 경기는 타이틀이 걸리지 않더라도 5라운드로 가거나 경기 시간을 줄이고 라운드를 늘이는 식의 방식이 그 중에선 가장 눈에 띈다.
격투기는 복싱에서 많은 제도를 차용한 면이 있기에 아직은 연착륙중인데, 적용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미국 현지에서 회의가 열렸다고 한다. 워싱턴 D.C.에서 펼쳐진 체육위원회 커미셔너들의 회견에서 나온 이야기로 복싱의 채점 시스템을 격투기에 적용하는 데에서 나온 시행착오란 것에 대부분 동의했다고 한다.
유명한 주심 존 맥카시는 재미있는 해법을 내놓았는데, 그것은 바로 반점짜리 시스템이다. 다른 격투기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UFC에선 그러지 않았는데, 이런 제도가 도입되는 경우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존 맥카시의 말로는 나쁜 심판은 계속 나쁠 수 있지만 현 시스템 하에선 좋은 심판도 나쁘게 판정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선적으론 심판의 적절한 교육, 10점 만점제 폐지, 0.5점 단위의 채점을 제시했다. 복싱에 기반 한 판정 시스템의 문제는 적잖은 이들이 제기했고, 실제 경기에서도 승패가 뒤바뀌었단 말이 있었기에 이번 토론은 실질적인 실험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향후 캘리포니아 지역에선 1년 간 바뀐 제도를 소급한다고 한다. 콜로라도와 조지아에서도 반점 시스템을 일단 적용할 예정이라 하는데.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으면 사실 논란은 팬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에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는 없는데, 그래도 반점 채점이 도임되면 많은 부분이 바뀔 수 있을 듯하다. 이를 통해 현재 문제점은 상당부분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