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던, 올시즌의 한국시리즈도 두 팀 모두 자신의 홈구장에서 우승헹가래를 하기란 불가능해졌습니다.
오늘 3차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지난 광주 2연전이 끝나던 날, 승리를 거뒀던 KIA에게 광주에서의
마지막 경기란 이야기는 왠지 서글프게 들렸다는 거.
매년 반복되는 약간씩의 변화, 포스트시즌의 규칙 변화 속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을 홈에서 본 경우는
매우 드문 축복이란 생각도 드네요.
실재로, 현재 KBO의 규정에 따르면 한국시리즈는 이렇게 나뉘어 있습니다.
과거 한때는 규정의 근거가 "3만석" 이상의 야구장이라는 조건이 있기도 했습니다만.
올시즌 초, 과거 3만석이 넘었던 사직과 문학구장에 모두 야구장 좌석 조정으로 3만석 미만이 되자,
아예 규정의 이름 자체를 "서울"팀과 "지방"팀으로 구분했다는 거.
-애매한 건 히어로즈와 지방의 만석규모 경기장의 대결이 된다면..그건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런지..-
개인적으로 "서울 종합 경기장"이라는 이름의 "잠실구장", 저에겐 참 의미있고 추억어린 공간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야구장으로도 잠실구장을 항상 떠올리게 되니깐요.-
그러나.
3팀을 제외한 모든 지역 연고 팀들이 홈에서 우승의 순간을 맞이할 기회 자체가 기본적으로 막혀있는
현재의 한국시리즈 시스템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경우야 그래도 2-3-2(1위팀 홈에서 1,2차전과 6,7차전을 하는 시스템)이였으니,
잠실에서 우승경기를 펼쳤던 SK의 경우가 납득이 됩니다.
또, 한해 전이었던 2007년의 경우는 문학구장에서 SK의 첫 우승이 함께하기도 했습니다만,
이 또한 잠실이 홈인 두산과 상대였기에 가능했던 경우였죠.
사실, 2001년 시즌 성적이 더 높았던 삼성이 두산과 한국시리즈를 펼치며, 정작 후반의 모든 경기를
잠실에서 치르자 한국시리즈 시스템은 중립경기의 개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2002년의 경우, 서울팀 LG와 맞붙은 삼성은 홈에서 우승을 맞이할 수도 있었습니다만.
다시금 지역 팀의 한국시리즈 2004년의 경우, 1,2차전과 3,4차전을 제외하고
그토록 길었던 9차전까지의 승부 5경기가 모두 잠실에서 펼쳐졌다는 거.
이 또한 문제가 있어 보였는지, 2005년에는 지방팀간의 경기는 1,2,6,7차전이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홈구장에서 경기가 열리는걸로 개정했지만, 역시나 2006년부터는 현재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는 거.
물론, 잠실에서의 중립경기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함께합니다.
무엇보다 중립지역이자,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 여러 구단의 팬들이 다양하게 함께한다는 것,
그리고 구장 수용능력이 크기에 수입이나, 관중들의 편이가 높다는 등의 이유가 있긴 하죠.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의 야구가 홈구장이 아닌, 그렇다고 중립구장이라고 할 수도 없는
-분명, 잠실은 LG와 두산의 홈구장이니깐요.- 애매한 공간에서의 최종전을 즐겨 봐야 하는 걸까요?
2009년, 다시금 펼쳐지는 지역 구단들의 맞대결에 홈에서의 우승은 불가해졌다는 사실을 느끼며,
조금은 씁슬해집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열기로 유명한 "사직"구장에서의 한국시리즈가 열려야, 그쯤에야 변화가 있을까요?
어찌됐던, 지역 구단으로 지역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건 왜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