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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주말 맨체스터시티 원정으로 분명해지는 것들


설기현의 소속팀 풀럼이 23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AS 로마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컵 조별예선 경기에서 먼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가다 후반 인저리타임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1-1의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 다 잡았던 대어를 놓치고 말았다.  

설기현은 이날도 결장했다. 시즌 12번째 결장이자 5경기 연속 결장이다. 설기현의 마지막 출전은 지난달 24일 벌어진 칼링컵 3라운드 맨체스터시티전이다. 그는 이번 시즌 벌어진 16경기 중 4경기(3경기 교체 출전)에 출전을 뿐이다.  

그런 설기현에게 오는 26일 열리는 맨체스터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원정경기는 출전 가능성도 높지만 설기현에게 있어 단순한 출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 리그에서 돌아온 이후 설기현은 풀럼의 5차례의 오프시즌 경기에 빠짐없이 출전(4경기 풀타임)했고, 공격포인트(1도움)도 기록, 로이 호지슨 감독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고, 시즌에 들어서는 지난 7월 31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FK 베트라와의 유로파리그(구 UEFA컵) 예선 3라운드 1차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해 8월 17일 헐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골을 터트린 이후 무려 11개월 만에 풀럼의 유니폼을 입고 터뜨린 골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들을 놓고 볼때 설기현은 올시즌 주전은 아닐지라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나름의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은 또 다시 호지슨 감독에게 뒤통수를 맞는 양상이다.

설기현의 에이전트사인 지쎈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설기현의 결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아픈데도 없고 컨디션도 좋은 설기현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답답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팀내 다른 선수들과 기량을 비교할 때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 로이 호지슨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들이 있지만 설기현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라고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은 심히 우려된다. 하지만 어떤 행동을 취하기로 결정을 하지는 못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이적도 고려중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맨체스터시티와의 주말 리그 경기는 설기현에 대한 호지슨 감독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설기현의 앞으로의 거취에 관해 더욱 더 구체적인 구상을 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풀럼이 23일 AS로마와 격전을 치러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불과 3일만에 치르는 맨체스터시티 원정경기에 설기현을 출전시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설기현을 팀의 전력으로 활용할 뜻이 없음을 사실상 공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기현은 지난 21일 풀럼 2군 소속으로 웨스트리 파크서 열린 포츠머스 2군과의 경기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0 승리를 도왔다.

이 경기가 설기현에게 맨체스터시티전을 대비한 컨디션 조절 내지 경기감각 조율 차원의 경기였을지 아니면 그저 기약은 없지만 언젠가 주어질지 모르는 출전기회를 대비한 컨디션 유지 차원의 출전이었는지는 오는 26일 맨체스터시티전 출전선수 명단이 발표되는 순간 1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경기가 끝났을 때 최종적인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을 때 설기현이 풀럼의 전력으로서의 존재가치 또는 효용가치가 분명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설기현의 에이전트도 앞으로의 설기현의 거취에 대해 어떻게 일을 추진해야 할지 분명한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설기현과 풀럼의 계약만료일은 내년 6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