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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끝난 한국시리즈?[프로야구]

 

스포츠 뉴스를 보며, 썰렁하게 비어있는 국내 프로야구의 자리를 느끼곤 합니다.
우리의 경우 이미 마친 2009 프로야구 챔피언 결정전,
하지만 우리의 경우와는 사뭇 다른 경우가 가득합니다.

올해의 한국시리즈는 정녕 빨리 끝났다는 걸 느끼게 하는 첫번째 증거, 바로 우리와 다른 프로야구의 나라,
일본과 미국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일본의 일본시리즈, 미국의 월드시리즈가 이제 막 그 재미있는 시작을 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챔피언 결정전이 더욱 그리워지는데요.

미국은 이미 어제부터 시작했고, 일본도 내일부터 시작하는 챔피언 결정전에 현지의 야구 열기는 한층 더
대단해지는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출신 해외 선수들이 모두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는 것도
올해 해외야구의 특징,
메이저리그의 박찬호 선수의 소속팀 필라델피아도, 일본 프로야구의 이승엽 선수가
뛰는 요미우리도, 모두가 챔피언에 도전합니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 프로야구는 너무 일찍 끝나 아쉬움이 큰데요.
월드시리즈의 경우, 지난해는 10월 22일부터 시작해 30일까지,
2007년에는 10월 24일에 시작해 4차전만에 끝나 28일에 끝난 걸 보면..
올시즌은 조금 늦게 시작하는 감도 없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시작일을 보면 올해 우리 한국시리즈와는 차이가 큽니다.

일본의 경우도 매년 일본 시리즈는 11월을 근처로 합니다.
조금 이르게 펼쳐졌던 2007년의 경우도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펼쳐졌고,
지난해는 11월 1일에 시작됐습니다.
-물론 돔구장이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만.-

우리의 한국시리즈가 10월 16일부터 시작됐다는 건 이런 사례들과 비교해볼 때,
너무나도 이르단 생각이 듭니다.
해외와의 차이가 있는게 아닙니다. 지난 우리의 한국시리즈들과 비교해도
올해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정녕, 빠르게 시작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133경기가 펼쳐진 우리 프로야구, 2004년 병역비리 파동으로 126경기가 이어졌던 가운데
올해 늘어난 경기수로 시즌을 보냈는데요.
그렇기에 올시즌, 빠르게 치러진 한국시리즈는 더더욱 의아하기까지 합니다.

실재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의 경우, 10월 26일.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빨랐던 한국시리즈인 2005년의
10월 15일을 제외하면 올해만큼 빨리 치러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2000년대 들어 2005년 이후, 두번째로 빨리 시작한 한국시리즈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2002년의 경우, 한국시리즈 1차전이 11월 3일에 펼쳐지기도 했다는 거.
대부분 10월 29일이나, 31일 사이에 끝난 경우가 많았던 한국시리즈.
11월까지 최종전이 이어진 경우도 2000년대만 3번이나 있었죠.

 

뭐, 포스트시즌이 늦어졌다는 건 그만큼 시즌 중반에 "우천 취소"와 같은 사례들이
많았다는 증거기도 합니다.
또, 너무 추운 날씨에 야구를 한다는 건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하지만.
여러 분명한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빨리 끝나버린 듯한 올해의 한국시리즈.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명승부를 휙 지나쳐 버렸다는 그런 아쉬움들,
맛있는 걸 아껴먹으려는 아이의 마음같은 그런 안타까움들이 맴도네요.

빨리 끝난 것 자체가 무슨 잘못이나 문제는 없겠지만... 그 아쉬움만큼은 매우 크고, 진하게 남는만큼.
한편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그것에 관심만큼이나 약간의 질투도 드는, 그런 가을야구, 해외판의 시작입니다.


그래도, 야구는 이어진다는 생각에, 감사한 가을과 겨울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