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왓의 야구블로그]
월드시리즈 2차전의 영웅이 된 양키스의 일본인 슬러거 히데키 마쓰이의 활용법이 월드 시리즈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양키스의 좌익수로 플레이한 마쓰이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서 이번 시즌 외야수로는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지명타자로만 활약했습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월드 시리즈에서 마쓰이는 지명타자제도가 없는 필리스 홈경기에서중요한 순간에 핀치 히터로 기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였습니다만, 마쓰이가 월드 시리즈 2차전에서 호투하던 필리스의 선발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무릎밑으로 낮게 깔리는 완벽히 제구된 74마일짜리 커브볼을 통타하여 우익펜스를 넘기는 결승홈런을 기록하자, 일부 양키스 관련 언론은 마쓰이를 NL에서의 필리스 전에 외야수로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쓰이의 외야 수비능력에 제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타석에서의 생산력을 핀치 히터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마쓰이는 이날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의 만점활약을 펼쳤습니다.
마쓰이를 지명타자제도가 없는 월드시리즈 3차~5차전에서 선발외야수로 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마쓰이는 이번 시즌 142경기에 출전하여 28개의 홈런과 90타점을 기록하며 동양인 슬러거로써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142경기중, 26경기에서 핀치 히터로 타석에 들어선 마쓰이는 시즌 총 456타수라는 적은 타수에서 28개의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시즌 마쓰이의 타수당 홈런은 16.3으로 아메리칸 리그 7위에 해당합니다. 마쓰이가 무릎부상으로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장타력은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 시즌 8경기에 출전한 마쓰이는 양키스 타자중에서 4번째로 높은 타율(278), 2번째로 많은 타점(6), 3번째로 높은 출루율(422), 장타율(472), OPS(894)를 기록하며 양키스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습니다.
3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할 필리스의 콜 하멜스와, 5차전에 출장할 클리프리가 좌완투수라는 것도 좌타자 마쓰이에게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마쓰이는 통산 우투수(291)보다 좌투수(294)에게 더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은 좌투수를 상대로 초강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우투수보다 좌투수를 상대했을 때, 타수당 홈런수치가 2배 이상 높은 마쓰이는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좌타자중 좌타수를 상대로 가장 많은 타점인 46타점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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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수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OPS |
홈런/타수당홈런 |
우투수상대 |
325 |
271 |
370 |
465 |
835 |
15 / 21.6 |
좌투수상대 |
131 |
282 |
358 |
618 |
976 |
13 / 10.1 |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지터와 에이 로드를 제외한 양키스 타자들은 전체적으로 타격이 침체되었습니다. 2번 타자 데이먼은 타율 220, 3번 타자 텍세이라는 타율 198, 하위타선의 카노와 스위셔도, 타율 214와 114로 극심한 부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드시리즈 이전의 9경기에서 5홈런 12타점으로 맹활약한 에이 로드역시 월드 시리즈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습니다. 팀에서 3번째로 좋은 포스트 시즌 타격성적과 월드시리즈 1.2차전에서 6타수 3안타, 출루율 571을 기록중인 마쓰이의 핀치 히터 기용은 양키스 타선에서 공격력 약화를 의미한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은 일리가 있습니다.
만약 마쓰이가 외야수로 선발출장 한다면, 양키스의 외야 수비 포지션이 어떻게 구성될지도 관심사입니다. 마쓰이가 자신의 수비 포지션인 좌익수로 기용된다면, 데이먼은 중견수 아니면, 우익수로 기용되어야 하는데, 메이저리그 최고의 소녀어깨 외야수인 데이먼이 우익수로 출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데이먼이 중견수, 밀키 카브레라가 우익수를 맡아야 합니다. 공격에서 마쓰이가 팀에 도움이 되는 반면에,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가지고 있는 마쓰이의 외야수 기용으로 인한 양키스의 외야 수비력 약화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을 보입니다.
양키스의 조 지라디 감독은 마쓰이의 외야수 기용에 대해서 심사숙고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마쓰이는 외야수 출전은 자신의 권한 밖에 있는 문제이지만 지라디 감독이 자신의 외야수 기용을 결정한다면 그에 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라디 감독이 요미우리 쟈이언트 시절부터 뉴욕 양키스 시절까지 큰 경기경험이 많은 ‘고질라’ 히데키 마쓰이 활용법에 대해서 어떠한 묘수를 내놓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