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셀틱 입단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드 셀틱 회장은 31일(한국시간) 셀틱의 주주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기적인 성공을 위해 구단이 재정적인 위기에 빠질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며 "내년 1월 새로운 선수 영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1994년에 쓰라린 경험을 했다. 그리고 교훈을 얻었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질 필요는 없다."며 "단 몇 개월의 손쉬운 성공을 위해 구단의 미래를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신규 선수 영입 재검토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기성용의 소속팀 FC서울은 지난 8월 셀틱 구단과 내년 1월 기성용을 이적료 200만 유로에 이적시키기로 합의한바 있다. 그러나 레이드 셀틱 회장의 이와 같은 입장 표명으로 인해 기성용의 셀틱행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포토픽>은 앞서 기성용의 셀틱 입단과 관련해 '기성용의 유럽 입성, 그 기대와 우려' 제하의 포스트를 통해 기성용의 셀틱행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감을 함께 밝힌바 있다.
당시 기성용의 셀틱행에 우려한 이유는 그가 셀틱의 즉시 전력감으로 입단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1군에서 꾸준한 출장기회를 얻지 못함에 따라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과 셀틱이 속한 스코틀랜드 리그 전반의 수준이 다른 유럽 국가들의 리그 보다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우려점들은 그가 셀틱에 입단함으로써 갖게 되는 기대감 보다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기성용의 셀틱행이 셀틱의 내부 사정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생긴 것은 어찌보면 기성용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보여 반갑다.
만약 실제로 기성용이 내년 1월 셀틱에 가지 않게 된다면 그의 소속팀 FC서울이나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준비하는 국가대표팀에게나 분명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물론 서울 구단의 입장에서는 기성용이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최소한 그가 팀에 남은 동안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여러가지 카드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점에서 분명 소중한 기회를 얻는 것이며, 허정무호의 입장에서는 내년 월드컵에서 핵심 전력으로 활용될 기성용을 가까이서 관리할 수 있다는데서 한결 마음을 놓은 수 있다. 만약 기성용이 내년 1월 셀틱에 이적해서 현지 적응 문제로 어려움을 겪거나 뜻하지 않은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여간 낭패가 아니다.
기성용의 입장에서도 유럽 진출에 대해 좀 더 심사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고, 월드컵 출전을 통해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점에서 셀틱행 무산이 나쁘지만은 않다.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필자이기는 하나 기성용의 셀틱 입단 결정은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옛 속담을 떠올리게 했다. 그만큼 좀 갑작스럽게 이뤄진 측면이 있다.
그러다보니 기성용의 첫 유럽 소속팀으로 셀틱이 최선의 구단인지 충분히 고민해 볼 시간도 없이 구단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느껴진 것이 사실이었다. 셀틱이 명문 구단인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리그의 명문구단들에 비해 이런저런 위험요소가 많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입과 글을 통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기성용의 전격적인 셀틱 입단 합의는 더더욱 아쉬움이 남았었다.
또한 기성용이 내년 1월이 아니라 5개월여를 더 기다려 내년 월드컵에서 '미완의 대기'가 아닌 유럽 수준급 리그의 수준급 팀에서 지금 당장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기량을 지닌 선수라는 사실을 플레이로서 증명을 해낸다면 셀틱 보다 더 괜챦은 팀이 기성용의 영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기성용으로서는 고려해볼 만 했다.
만약 셀틱 입단이 백지화 된다면 기성용은 앞서 언급한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할 수 있고, 그 만큼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
기성용의 셀틱행 무산 가능성 보도가 반가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