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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마약부터 감독 흉내까지'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 세레모니 Top 10

축구의 백미는 무엇일까. 경기에 앞선 양팀 감독들의 설전? 선수들간의 치열한 기싸움? 화려한 패스 플레이와 환상적인 골? 그러나 무엇보다도 팬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승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와 환희. 바로 골 세레모니일 것이다.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이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 세레모니 Top 10'을 선정해 눈길을 끈다. 그라운드 위에서 멋진 골을 터트린 뒤 그보다 더 멋진 세레모니를 선보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승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그라운드로 '난입'하는 감독도 있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전세계 축구팬들을 충격과 환희 그리고 감동으로 몰아넣었던 역대 최고의 골 세레모니들을 다시 한 번 감상해보도록 하자.


10위. "댄스 세레모니의 원조는 바로 나!" 카메룬의 축구영웅, 로저 밀러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루마니아와의 경기. 1-1 동점 상황에서 동료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어받은 카메룬의 로저 밀러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이후, 곧장 오른쪽 코너로 달려간 로저 밀러는 깃대 앞에서 환상적인(?) 춤을 펼쳐보였다.

당시로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던 로저 밀러의 이같은 '댄스 세레모니'는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수많은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에 의해 그라운드 위에서 재현되고 있다.


9위. "당근이나 먹어라, 이 토끼 같은 놈들아" 당근 세레모니



지난 1999년 상 파울루에서 활약 중이던 브라질 국가대표팀 수비수 에드미우손은 당시 라이벌인 벨루 오리존치라는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대뜸 당근을 꺼내 우적우적 씹어먹기 시작했다.

축구팬들은 이 장면이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했지만 곧 경기장은 웃음에 휩쌓였다. 당시 벨루 오리존치라는 팀의 애칭이 바로 '토끼'였기 때문이다.


8위. 'Mr. Dive Man' 클린스만의 다이빙 세레모니



독일 출신의 공격수 위르겐 클린스만은 아르헨티나와의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진정한 '다이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바 있다. 상대 수비수가 태클을 가하자 대뜸 몸을 앞으로 날린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연기까지 펼쳐보인 것이다.

월드컵 이후 클린스만이 토트넘으로 이적하자 축구팬들은 "다이버가 잉글랜드로 왔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첫 경기에서 헤딩골을 기록한 클린스만은 월드컵에서의 그 명장면을 다시 한 번 똑같이 재현해보였다.

이른바 '다이빙 세레모니'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7위. "얘들아 술 좀 다오." 개스코인의 음주 세레모니



유로 96을 앞두고 잉글랜드 현지에서는 폴 개스코인의 음주 논란이 한창이었다. 홍콩의 한 술집에서 마치 치과의자처럼 생긴 의자 위에 누워 그야말로 술을 입에 '퍼붓고' 있는 개스코인의 사진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이다.

하지만, 개스코인은 잉글랜드의 대회 두 번째 경기인 스코틀랜드전에서 환상적인 볼 트래핑에 이은 발리슛 득점에 성공하며 항간의 논란을 불식시켰다. 이후, 그는 그라운드 위에 드러누워 동료들이 퍼붓는 물을 마치 술인냥 들이마시며 과거의 논란을 재현해보였다.


6위. 타이거 우즈도 울고 갈 스윙, 벨라미의 골프채 세레모니



지난 2007년 2월 리버풀 소속으로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떠난 크레이그 벨라미는 현지에서 팀 동료인 욘 아르네 리세를 향해 골프채를 휘둘러 구설수에 휩쌓였다.

하지만, 얼마 뒤 펼쳐진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에서 득점을 기록한 벨라미는 다시 한 번 그때의 장면을 재현하는 이른바 '골프채 세레모니'로 자신의 악동다운 기질을 자랑했다.


5위. "나더러 코카인 중독자라고?" 파울러의 마약 흡입 세레모니



1994년 4월 리버풀의 공격수 로비 파울러는 '머지사이드 더비' 에버튼과의 맞대결에서 경기 시작 1분만에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경기장에 모인 에버튼 팬들은 이런 파울러를 향해 '코카인 중독자'라고 외치며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

덕분일까? 경기장 위에 그려진 '흰색' 엔드라인 위에 엎드린 로비 파울러는 그것이 마치 마약인냥 코로 들이마시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고, 축구협회는 선수에게 4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4위. 데이비드 플리트 "니들이 1부 리그 잔류의 기쁨을 알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 1983년. 루튼 타운의 데이비드 플리트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팀의 1부 리그 잔류가 확정되자 벤치에서 뛰쳐나와 경기장 안을 달려다니기 시작했다.

후에, 루튼 타운의 주장은 "감독이 아니라 어느 팬이 경기장에 난입한 줄로만 알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3위. "나보다 용감한 사람 있으면 나와봐" 그레엄 수네스의 자살(?) 세레모니

지난 1996년 5월. 터키 갈라타사라이를 이끌던 잉글랜드 출신의 그레엄 수네스 감독은 컵 대회 결승전에서 페네르바체를 꺾은 뒤 어디선가 구해온 팀 깃발을 경기장 한가운데 꽂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곳은 원정팀에게는 지옥과도 같다는 페네르바체의 홈 경기장. 금방이라도 폭동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 속에 결국 수네스 감독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후에 영국 BBC의 한 유명 칼럼니스트는 이 장면을 두고 "자살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더없이 훌륭한 시도"라는 평가를 내렸다.


2위. "내 아들과 아내를 위해" 베베토의 요람 흔들기 세레모니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 8강전에서 네덜란드와 만난 브라질 대표팀의 베베토는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과 함께 사이드라인으로 달려가 아기를 어르는 제스처를 취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베베토에 의해 '요람 흔들기'라고 명명된 이 세레모니는 당시 월드컵 직전에 태어난 선수의 아들과 아내를 위해 준비된 것이었음이 밝혀져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1위. "나중에 혼나면 어쩌지?" 불라드의 감독 따라하기 세레모니



지난 28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극적인 페널티킥 동점골을 성공시킨 헐 시티의 미드필더 지미 불라드는 선수들을 둥글게 앉혀놓고 어딘가 낮익은 세레모니를 펼쳐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자신들이 전반에만 무려 4골을 실점하자 선수들을 그라운드 위에 앉혀놓고 일일이 문제점을 지적했던 필 브라운 감독의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보인 것이다.

다행히 브라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 논란이 됐던 그 장면을 재현한 거라면 난 그다지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이번 세레모니의 주동자인 지미 불라드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브라운 감독의 표정은 결코 괜찮지 않아보였던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