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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축구, '23세 이하-와일드카드' 모두 그대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출전 선수 연령을 현행 23세 이하로 유지시키고 24세 이상 연령의 선수 3명을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와일드 카드' 제도 역시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FIFA는4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이와 같이 결정했다.

FIFA는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각국 대표팀 주요 선수들의 소속 클럽이 차출된 선수의 파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도 올림픽 대표팀에 선수를 파견할 의무가 없음을 확인 받는 등 선수 차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바 있다.

FIFA는 올림픽 축구에 출전할 선수를 차출하는데 있어 각국 대표팀과 선수들의 소속팀들 사이에서 갈등이 고조되자 그 대안으로 올림픽 축구 출전선수 연령을 기존 23세 이하에서 21세 이하로 낮추고 와일드 카드를 폐지하는 쪽으로 올림픽 출전 선수 지격을 변경하는 안을 추진했다.

이와 같은 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쪽은 제프 블레터 FIFA 회장과 클럽 축구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유럽과 남미 쪽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안은 FIFA 내 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몽준 FIFA 부회장을 중심으로 항 아시아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특히 정몽준 FIFA 부회장은 오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참가 선수의 연령을 21세 이하로 낮추고 와일드카드를 폐지하려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블래터 회장이 올림픽위원회와 협의 없이 그런 결정을 한 것은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고 블레터 FIFA 회장에 대한 불쾌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또 “최악의 경우 축구가 올림픽에서 철수하더라도 경기 수준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출전 선수 연령을 하향 조정해 올림픽 축구의 질적 저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 결과 FIFA는 지난 6월 1일 바하마 나소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의에서 올림픽 출전선수 연령 제한을 21세 이하로 낮추는 변경안을 백지화 하는 대신 와일드카드는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바 있다. 하지만 이번 케이프타운 집행위원회의에서 와일드 카드 까지 그대로 두는 '현행 유지'로 결론이 남에 따라 올림픽 축구가 최소한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는 그 권위와 위상이 격하되는 일은 막아진 셈이다. 

문제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라고 할 수 있다. FIFA는 런던 올림픽 이후 올림픽 출전 선수 연령에 대한 문제를 재차 논의할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만약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런던 올림픽에서도 선수 차출 문제를 두고 FIFA와 클럽팀들, 각국 대표팀과 클럽팀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진다면 '연령 문제'는 또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몽준 FIFA 부회장의 올림픽조직위원장으로서의 임기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끝으로 마감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FIFA가 런던 올림픽 출전 선수 자격을 현행대로 유지키로 결정한 것은 올림픽 출전 선수 연령 하향조정 무산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정 부회장과의 갈등을 피하면서 그의 임기가 끝난 이후 올림픽 출전 선수 연령을 낮추는 안을 다시 추진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