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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K리그!?


주말이 지난 뒤 찾아온 월요일은 직장인이나 학생들, 모두에게 참 힘겨운 날입니다.
쉬고 왔지만 더 쉬고 싶고, 일주일의 업무가 밀려온다는 점 때문에 자칫 바쁘게, 또 정신없게 보내기 쉬운
그런 날이죠.

그나마, 전 "스포츠"와 연관되어 살다보니 흔히들 말하는 '월요병'과는 거리가 멀게 사는 것이 사실입니다.
남들이 쉬는 주말동안 일하는 라이프 스타일, 올해도 3월부터 10월까지 일요일은 거의 중계였더군요.
축구나 야구, 그 외에 각종 스포츠 중계나 취재를 하다보면 오히려 월요일이 좀 더 편한 날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관점에선 월요일은 참 스포츠와 인연이 없는 날이란 생각도 든다는 거, K리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올해부터 시작된 여자축구 WK리그가 매주 월요일에 펼쳐지긴 했습니다만.-

월요일, 주말동안 펼쳐졌던 스포츠의 흥분이 아직 남아있는, 그러나 하루는 쉬어가는 시간.
그런데, 2010시즌, K리그는 월요일에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구단 마케팅 담당자와 연맹 마케팅팀 직원이 모인 K리그 마케팅 실무자 워크숍에서 나온 논의의
가장 눈에 띄는 결과물,
그것은 바로 "월요일 경기" 개최란 건데요.
구단별로 1년에 한 차례씩 홈경기를 월요일 오후 7시에 펼치자는 것.
조금은 생뚱맞아 보이는 월요일 K리그, 그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바로, 프로야구에 의해 소외받는 "방송중계"에 손쉬운 편성을 위해
야구가 쉬어가는 월요일에 K리그를 펼치겠다는 거.
그 논의에선 구단별 1년에 한 차례는 큰 부담 없이 시도해볼 만하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였다고 하는데요.
물론, 중계방송의 증가에서는 분명한 효과를 볼지도 모를 선택입니다만...

월요일의 K리그는 결코 유쾌하게 받아드리기도 힘들고, 궁극적으로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 변화는 무엇보다 최소한 2개팀이 "주말 경기"를 포기해야 가능한 결정이란 점을 바탕에 둔다는 거.
주말마다 거의 함께해온, 그래도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프로스포츠의 자리를
K리그가 스스로  떠난다는 겁니다.
구단별 한번씩으로 펼치는 월요일 경기라 해도, 결국 따지고 보면 15주 동안 2개팀씩 주말에 경기를
하지 못하는 엄청난 수치. -그나마, 우천취소에 의한 잔여경기나 포스트시즌 때문에 야구중계로 월요일
K리그까지 중계되지 못하다면, 정말 엄청난 수치겠죠.-

거기에 힘든 월요일, 열혈 서포터즈라면 모를까 과연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축구팬들은 얼마나 될까요?
대형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슈퍼스타급 가수의 공연을 월요일 경기 하프타임 때 열거나 월요일 경기에 대해
TV광고를 낸다고 하는데..
이 역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관중없는 월요일 경기만 꼬박꼬박 중계방송된 결과,
K리그의 가치 자체를 더욱 낮게 만다는 결과에 이르는 건 아닌지..
기대하는 결과보다 역효과에 대한
걱정부터 앞서기도 합니다.

 

K리그의 살아가는 길에 대한 고민은 분명 그 논의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그 대안으로 "월요일 K리그"란 답은 너무 약하고 부끄럽습니다.  오히려, 지역연고의 강화,
지역팬들과의 스킨십을 통한 구단 이미지 제고 등을 노리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이미 올시즌 신생구단 강원이 그러했고, K리그의 강호 포항이 그러합니다.-

방송중계에 있어서도 스포츠 채널의 남는 시간을 노리기보다,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가는 고민이 필요하죠.
궁극적으로 채널들이 찾는 종목, 스포츠 채널들이 서로 원하는 중계가 되도록 K리그 자체의 재미를 늘려가야 한다는 거. 또, 연맹에서는 각 지역구단들의 연고성 강화와 언론노출 확대를 위한  고민을 해야할 겁니다.

지역방송과 중계방송 횟수 증가를 위한 논의를 한다던지, 경기에 대한 예고를 좀 더 강화하는 부분들.
또, 전국지상파나 지역방송에서 하는 K리그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좀 더 대대적인 홍보와 프로그램 경쟁력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거죠. 

그저 중계 숫자를 늘리기 위한 "월요일 K리그"는 그 소기의 목적 달성에 쉬운 답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우리 K리그의 내일을 위한 선택이 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쉽게 물러서버린 한발이 훗날 다시 나가기엔 너무나 힘겨운 한걸음이 될지도 모르니깐 말이죠.

 K리그의 구단들과 연맹, 아마 이번 겨울의 고민은 2010시즌,
그리고 그 이후를 위해 정말 중요한 선택이 될지도 모를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