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의 '몰카'로 덜미가 잡힌 존 테리의 모습]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주장 존 테리가 외부인에게 훈련장을 안내해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기다 덜미를 잡혔다. 英 대중지 '뉴스 오브 더 월드' 인터넷판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사업가로 위장한 기자가 존 테리와 만나 돈을 건네주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언론에 의하면 존 테리는 그간 일주일에도 수 차례씩 이와 같은 '비밀 투어'를 알선해주는 대가로 방문자들로부터 일정액씩의 뒷돈을 챙겨왔다고 한다. 선수가 브로커를 통해 자신을 만나고 싶다거나 훈련장을 둘러보고 싶다고 의뢰한 이들을 상대로 이른바 '장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신분을 위장해 존 테리와 만난 기자들이 선수와 브로커에게 그 자리에서 1만 파운드(약 2천만 원)를 건네줬으며, 그 대가로 약 두 시간 동안 훈련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지극히 비밀스런 투어를 벌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이 자리에서 존 테리는 21일 새벽 펼쳐진 웨스트햄과의 리그 경기에 나설 첼시의 라인업이나 전술에 대해서도 기자들에게 귀뜸을 해줬다고 이 언론은 덧붙였다. 만약 사실이라면 주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해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첼시에서 무려 3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주급을 받는 존 테리가 이런 '부업'을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이에 대해 당시 기자들과 만난 존 테리가 이날 건네받은 1만 파운드 가운데 8천 파운드를 아동 자선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존 테리가 브로커에게 수수로 명목으로 2천 파운드를 떼어준 뒤 자신의 몫으로 남은 8천 파운드전부를 아픈 아이들의 치료를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물론, 일주일에 수억 원을 버는 그가 단돈 2천만 원이 아쉬워 이런 일을 벌였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존 테리는 기자들을 데리고 훈련장 투어를 벌이는 와중에도 사전에 예약된 또다른 손님들이 있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의 이런 비밀스런 뒷거래가 단순 일회성이 아님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첼시는 물론이고 잉글랜드 축구계에 커다란 파문을 몰고 올 수도 있는 이번 사건에 대해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첼시는 물론이고 축구협회가 원한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비디오를 제공할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소속팀 첼시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각각 주장직을 맡고 있는 존 테리가 주축이 된 이번 사건의 폭로가 과연 어느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