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해 스포츠 관련 매체나 뉴스, 포털의 스포츠 색션에는 역시나 월드컵, 그리고 프로야구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월드컵의 해는 4년에 한번뿐이니 당연히 그 열기가 대단할 터,
프로야구 역시 지난해 같은 흥행과 열기는 출범 이후 처음이었기에 올해도 시즌을 앞둔 기대감이 대단하죠.
이런 분위기는 서로가 같이 흥행하며 스포츠 코리아의 진면목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감도 더해주는데요.
2010년, 또다시 돌아온 월드컵의 해. 과연 1982년부터 시작했던 프로야구는 월드컵이 펼쳐졌던 시기마다
어떤 기록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궁금한 마음에 정리해 봤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OB우승 -스페인 월드컵 : 지역예선탈락(최종 지역예선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1982년, 영국에서 시작된 근대축구가 우리나라에 전파된지 100년이 된 해였습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고종 19년인 1882년 인천항에 상륙한 영국 군함 승무원들을 통해 축구가 처음 전파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월드컵은 우리나라가 최근 마지막으로 진출하지 못했던
월드컵이었죠.
반면, 우리 프로야구는 첫 출범을 알린 1982년이었습니다.
야구팬들에겐 어찌됐던 잊을 수 없는 프로야구와의 첫 만남이 있던 순간.
6개 팀으로 시작한 원년의 프로야구는 경기당 평균 5,995명의 관중들과 함께 했던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당시의 한국시리즈는 전기리그 우승팀 OB(현재 두산이죠.)가 후기리그 1위 삼성을 4승 1무 1패로 누르고
프로야구 첫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1986년 프로야구 7개구단과 함께 하다!-멕시코 월드컵 : 32년만에 본선진출(1무 2패로 조별예선 탈락)
1986년, 32년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대한민국은 월드컵 첫번째 골(아르헨티나전 박창선)과 월드컵 사상 첫 승점(불가리아전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거기에 만족해야 했죠.
우리 프로야구는 출범 5년만에 6개 구단에서 하나의 구단이 늘어나 7개 구단 체제를 만들 수 있던 의미있는 한해였습니다.
대전에 임시로 연고를 하던 OB가 떠난 자리를 대신한 건 바로 "빙그레 이글스".
진정한 대전-충청 지역의 연고팀으로 지금도 한화 이글스란 이름으로 계속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팀이죠,
당시 프로야구의 경기당 평균관중은 5,661명을 기록했습니다.
한해 전인 1985년, 삼성이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시리즈가 없어지자, 제도는 바뀌었고
덕분에 전후기 모두 2위를 차지했던 해태(현재 KIA죠.)는 2번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강자의 모습을 만든 원년이 됐고,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만3 번 연속 실패하면서 한국시리즈와의 모진 악연을 실감했다는 거.
1990년 프로야구 300만관중 시대를 열다!-이탈리아 월드컵 : 연속 진출(본선 최악의 성적, 3패를 기록)
1990년 월드컵은 어찌보면 우리대표팀에게 월드컵 본선 역사상 1954년 월드컵과 함께 아픈 기억으로 남은 월드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선 조별예선에서 벨기에와 우루과이전 0패를 포함해 3패만을 남겼으니깐요.
하지만, 우리 프로야구에 있어 1990년은 역사적인 또 한번의 기록과 함께 했습니다.
프로야구 출범이후 첫 300만 시대, 경기당 평균 관중은 무려 7,594명을 기록하며 318만 9천여명이란 엄청난 숫자의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엄청난 관중몰이와 함께했던 1990년의 프로야구, 그 최종 우승은 그해 처음 프로야구에 뛰어든 팀인
LG트윈스(전 MBC청룡이죠.)가 차지했습니다. LG는 당시 우승과 함께 잠실구장 사상 첫 경기당 평균 관중 만명시대를 열기도 했죠.
1994년 프로야구,월드컵 모두가 뜨거웠다.-미국 월드컵 : 본선 3위, 2002년 월드컵 이전 최고의 기록!
사실 1994년 월드컵은 본선진출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도하의 기적"을 아직도 많이들 추억하시죠.
하지만, 예선과는 다르게 본선에서는 첫경기 스페인전에서 극적인 2:2 무승부, 두번째 볼리비아전에서도
무승부를 기록, 사상 첫 승점 2점을 기록합니다. 독일전에서도 선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2:3으로 패배, 당시 월드컵에선 조 3위팀들도 와일드카드가 있었지만 아쉽게 16강 진출엔 실패했죠.
1994년은 월드컵도 대단했지만, 프로야구도 중흥기라 할만했던 한해였습니다.
1993년 사상 첫 400만 관중시대를 연 프로야구는 1994년에도 경기당 8,322명의 관중이 찾아 2년 연속으로 400만 관중을 기록했고, 이런 힘은 1995년의 사상 첫 500만 관중과 경기당 1만 관중 돌파란 대기록의 바탕이 됐습니다.
1994년 한국시리즈 역시, 1990년의 우승팀이던 LG가 팀 창단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는 거.
LG트윈스는 월드컵이 열린 해마다 한국시리즈를 4연승으로 차지하며 우연치고는 기분좋은 우연을 월드컵 때마다 만나는 듯 했습니다.
1998년 90년대 최악의 부진을 보인 프로야구-프랑스 월드컵 : 또 예선탈락, 대회도중 감독경질까지.
1998년 월드컵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습니다. 예선전의 기세에 본선 첫 경기인 멕시코전에서 월드컵 사상 첫 선취골까지 기록하며 첫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만..
당시 득점의 주인공 하석주 선수는 그 골을 기록하자마자 퇴장을 당한 뒤 결국 경기를 내줬고,
이어진 네덜란드전에선 0:5의 대패를 기록, 결국 차범근 감독이 대회 도중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죠.
월드컵에서의 아쉬움만큼이나 프로야구에서도 1998년은 아쉬움이 많습니다.
IMF란 사회분위기가 모든 분야에 어둡게 드리워졌고, 프로야구도 마찬가지였다는 거.
1990년대 이후 300만~500만 사이를 오가던 프로야구 관중 숫자는 1998년 90년대에 유일한 200만 관중을 기록했던 해였습니다. 경기당 평균 관중 역시 10년만에 가장 적은 5,236명을 기록했죠.
1998년 한국시리즈에선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현대가 월드컵 징크스를 기대했던 LG와 맞붙어 4승 2패로
우승,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인천팬들에게 프로야구 우승의 맛을 선사했다는 거.
2002년 역대 프로야구 최소관중...-한일 월드컵 : 역대 최고의 순간, 한국축구의 역사인 월드컵 4강!
2002년 월드컵에 대해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사상 첫 아시아, 아니 우리 한국에서의 월드컵. 그리고 첫 승, 첫 16강.. 첫 4강 진출! 거리응원의 추억들까지 더해 2002 월드컵은 그 자체가 대단했죠.
2002년은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열렸기에, 또 우리 대표팀의 선전이 거듭됐기에, 야구는 관심받기 참 힘든 한해를 보내야 했습니다.
경기당 평균 관중 4,501명. 이 숫자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당시 최저 관중으로 남겨졌습니다.
총 239만여명의 관중숫자는 8개 구단 출범 이후는 물론, 1989년이후 처음인 기록이었죠.
(물론, 이 모든 기록은 2004년 233만 관중이란 숫자와 함께 깨졌습니다만.)
그런 2002년의 한국시리즈는 공교롭게도 대단한 명승부였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선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시즌 1위 삼성 라이온즈가 월드컵에 좋은 징크스를 믿었던 LG와 만나 접전과 명승부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삼성은 대구에서 펼쳐졌던 6차전에서한국시리즈 사상 첫 끝내기 홈런과 함께 4승 2패로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06년 프로야구 흥행부진의 끝자락 - 독일 월드컵 : 원정 첫승으로 만족.(1승 1무 1패, 승점 4점 기록.)
사실, 2006년 월드컵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지 개인적으로 좀 애매한 거 같습니다.
16강 진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는 사람들도 많고, 스위스전 패배를 억울하게 여기는 여론도 많지만..
그래도 토고전에서 거둔 승리나 프랑스전 무승부는 대단했다고 생각되는 그런 월드컵이었죠.
그에 비해 2006년의 프로야구는 이듬해부터 시작된 엄청난 흥행몰이를 위한 쉬어가기와 같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펼쳐졌던 야구의 월드컵, WBC가 2006년 3월에 열렸고 야구의 거리응원까지 있었던
열기를 떠올리면 2006 프로야구가 기록한 경기당 6,032명의 관중과 300만을 간신히 넘긴 총관중 숫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거죠.
당시 한국시리즈는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4승 1무 1패를 기록,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삼성도 나름 예전 LG만큼이난 월드컵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월드컵과 프로야구의 교집합에 대한 기록들...
분명 2002년 이후로 월드컵은 한국야구 흥행에 약간의 영향을 준 것도 같습니다만, 그것이 확실하진 않죠.
그렇기에 2010월드컵. 그리고 2010 프로야구가 겹치는 또 한번의 교집합에 우리 모든 스포츠팬들은 즐거운 기대와 관심을 가져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좀 더, 다양하고 성숙한 스포츠 문화. 야구와 축구가 같이 즐겁고 웃는 그런 시작이 2010년에 함께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