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원더러스의 이청용이 신임 오웬 코일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호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영국 현지 언론들로부터 팀의 에이스로 공인 받았다.
이청용은 18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에 볼턴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비록 이날 볼턴은 전반 27분 아스널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에 선제골, 후반 33분 프란 메리다에게 쐐기골을 허용해 0-2로 패했지만 이청용은 전후반 내내 아스널 진영 왼쪽 측면을 쉴새없이 공략하며 날카로운 크로스와 슈팅을 시도, 아스널의 문전을 위협했다.
경기 직후 영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에 대해 "오른쪽 측면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와 함께 팀 내 최고인 평점 7점을 부여했고, <볼턴 뉴스> 역시 "이청용이 경기 내내 측면에서 아스널을 위협했지만 동료들이 찬스를 활용하지 못했다"고 이청용의 플레이에 호평을 보냈다.
<데일리 미러>의 경우 "이청용이 볼턴 최고의 선수였다"고 극찬, 이청용이 볼턴의 키 플레이어이자 에이스임을 공인하기도 했다.
특히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경기 직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청용에 대해 “상당히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패스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하기도.
실제로 이날 이청용은 팀의 스트라이커 이반 클라스니치, 케빈 데이비스와 함께 팀의 공격을 주도했고, 볼턴이 아날 만들어낸 골 기회의 대부분이 이청용의 발끝에서 연결이 됐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효과적인 공격을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청용은 이날도 공수에 걸쳐 2% 부족한 면을 노출했다. 물론 그런 부족한 면이 이청용의 장점을 덮을 만큼은 아니지만 이청용이 팀의 에이스로서 좀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팀의 실점을 최소화 시켜 궁극적으로 팀을 강등 위험권에서 구해내기 위해서는 현재 드러난 단점에 대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청용은 우선 공중볼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아스널전에서도 이청용은 대부분의 공중볼을 아스널 선수에게 빼앗겼다. 미드필드에서 공중볼에 대한 경쟁력을 가져야 좀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청용의 키는 180cm로 프리미어리거로서 크지 않은 키라고 할 수 있지만 팀 동료 데이비스나 AS 모나코의 박주영이 크지 않은 키로도 공의 낙하지점이나 상대 선수와의 몸싸움 요령으로 공중볼을 곧잘 따내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그런 부분을 벤치마킹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역습 상황에서의 움직임도 이청용이 보완할 부분이다. 이 부분은 팀 동료들과도 대화를 나눠야 하는 부분이지만 이청용은 역습시에 때때로 스스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상대 진영 중앙을 파고는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볼턴 선수들의 패스기술이 뛰어나지 않고 정확성도 높지 않은 만큼 볼턴의 패스웍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는 이청용이 골을 직접 넣기 위한 공간으로 뛰기 보다는 패스를 받아 최적의 크로스를 연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움직이는 선택을 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청용의 수비 가담도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다. 열심히는 뛰는데 다소 실속이 떨어지고, 때때로는 볼튼의 오른쪽 측면 공간의 커버 플레이에도 문제점을 드러낸다. 또한 이청용은 미드필드에서 결정적인 패스미스를 경기당 1-2 차례씩 범하고 있는데 수비시에 좀 더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청용은 시즌중 감독 교체라는 돌발변수에도 불구하고 신임 감독과 치른 첫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코일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제 이청용은 부족한 2%를 보완하는 노력을 통해 어떤 경기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진정한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불과 3-4개월만에 확고한 팀 내 입지를 스스로 확보한 지금까지의 발전속도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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