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S파워블로거 닷컴

허정무호 전지훈련에서 찾아낸 자블라니 대처법




국내파들로 구성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페인에서 진행된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을 돌이켜 보면 남아공에서 고지 적응훈련을 포함한 현지 적응 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그곳에서 가진 잠비아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비롯한 세 차례의 경기에서 현지 적응은 물론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에 애를 먹으며 잠비아 대표팀에 2-4로 패하는 등 좋지 않은 경기력을 나타냈으나 이후 스페인 말라가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에서는 조직력이 살아나고 몸상태도 호전된 덕분에 핀란드와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 기간중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과 국제경쟁력을 면밀하게 체크했을 것이고,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뽑을 국내파 선수들의 윤곽을 어느 정도 그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는 별도로 허정무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남아공 고지 적응 외에도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임을 절감했다. 그런 이유로 올시즌 K리그에서 한시적으로라도 자블라니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K리그에서 자블라니를 사용할 수 있다면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허정무호는 남아공과 스페인에서 가진 다섯 차례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자블라니의 특성을 되새겨 보면 이미 허정무호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자블라니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몇 가지 해법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자블라니를 먼저 경험한바 있는 포항 스틸러스의 한 선수는 자블라니에 대해 '축구공이 아니라 탱탱볼 같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 그만큼 탄성이 좋고 스피드가 빠른 공이라는 말이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중 자블라니를 다뤄본 허정무호 선수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론적으로 선수들은 자블라니가 공격수에게 유리한 공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대로 수비진의 최후 방어막인 골키퍼의 입장에서 보면 자블라니가 빠르고 변화가 심한데다 탄성이 좋아 날아오는 공의 낙하지점 파악도 어렵고 슈팅한 공을 잡아내기도 싶지 않을 뿐 아니라 날아오는 공을 막아내려다 헛손질을 할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본다면 허정무호는 공격면에서 일단 강력한 무회전 킥을 구사할 수 있는 키커 내지 중장거리 슈터를 발탁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탄성과 스피드가 높은, 그래서 스핀이 잘 걸리지 않는 자블라니의 특성상 직접 프리킥 상황이나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슈팅을 시도해야 하는 순간 공에 강한 스핀을 넣어 정교하게 구사하는 킥 보다는 골키퍼가 공의 궤적을 예상하기 어려운 무회전 킥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와의 평기전에서 이동국이 날린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슈팅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상대 골문에 슈팅한 공이 골키퍼 손을 맞고 나올 때 이를 잡아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문전쇄도 능력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또한 공격 작업 전개시 긴 패스를 활용한 공격보다는 짧은 패스 위주의 패스 게임을 펼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긴 공중볼로 패스를 연결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질 수 이을 뿐 아니라 패스를 받는 선수도 공의 낙하 지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패스 게임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볼컨트롤 능력과 킥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한편  골키퍼의 입장에서 자블라니는 확실히 잡을 만한 공이 아니라면 가급적 골문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펀칭을 해 내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또한 수비진에서는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 내지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한다.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프리킥 기회를 주더라도 가급적 측면에서 허용해야 한다. 페널티박스 외곽 정면에서 직접 프리킥 기회를 내주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