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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수비안정 해법 '압박-협력수비' 되찾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선전을 펼치며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나이지리아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끝난 코트디부아르(FIFA 랭킹 22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분 터진 이동국의 멋진 발리슈팅에 의한 선제골과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의 후반 종료 직전 쐐기골, 그리고 골키퍼 이운재의 눈부신 선방과 전반적인 수비 안정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해외파 선수들을 모두 소집한 정예멤버들을 기용해 펼친 허정무호의 이날 경기는 특히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 특급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를 비롯한 코트디부아르 가공할 공격진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고질적인 수비불안의 해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아프리카 최정상급 전력의 강호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성과 이상의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만 하다. 

이날 경기를 통해 허정무호가 얻은 수비안정의 해법은 어쩌면 당연하고 이미 알고 있던 해답일 수도 있는 것으로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원동력이었던 압박과 협력수비였다. 허정무호는 이날 8년전 한국 대표팀을 월드컵 4강에 올려 놓았던 그 수비를 되찾은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이날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위의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시종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 이청용, 기성용 등 능력있는 해외파들이 대거 합류해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고 이동국이 경기 초반 상대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뽑아낸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수비에 있어 팀 전체적인 압박과 협력수비에 관한 팀워크가 잘 이루어진 덕분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좌우 측면 수비에 이영표와 차두리를 선발 기용했고, 중앙수비 파트너로는 조용형과 이정수를 기용했다. 또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할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과 김정우를 기용했다.

최전방에서 공격진들이 상대 진영에서 코트디부아르 수비진에게 편안한 패스를 하지 못하도록 적절히 압박을 가했고, 공격 작업이 끊긴 이후에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한 위치에서 가벼운 파울로 상대 역습의 흐름을 끊어 놓은 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4명의 수비진이 유기적으로 협력수비와 커버플레이를 통해 코트디부아르 공격진에 편안한 슈팅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줄 만한 경기였다.

그 결과 드로그바가 경기 전체에 걸쳐 그 활약상이 크게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고, 유럽 무대에서 나름대로 한가닥씩 한다는 다른 코트디부아르의 공격수들도 좀처럼 한국 진영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물론 간간이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거나 세트피스 상황을 허용한 장면에서는 보완의 필요성이 느껴졌으나 올해초 남아공과 스페인을 도는 전지훈련에서 가진 평가전들과 동아시아대회 중국전 0-3 완패 당시 보여준 대책없어 보였던 허정무호의 수비불안을 상기해 볼때 이날 코트디부아르전은 그에 비해 엄청난 안정감을 보여준 경기였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날 오랜만에 우리 대표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차두리는 몸싸움, 헤딩 능력, 수비 센스, 투지 등 모든 면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주전 수비수다운 면모를 확인시킴으로써 4년전의 아픔을 딛고 남아공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은 물론 주전 자리 까지도 꿰찰 가능성도 한층 높여 놓았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조커로 교체 투입된 안정환 역시 허정무 감독의 기대대로 기습적이고 날카로운 침투에 이은 감각적인 슈팅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남아공으로 가는 23명의 엔트리 구성에 있어 허정무 감독의 결심을 굳히게끔 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