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튼 원더러스가 혼자서 두 골을 터뜨린 맷 테일러의 맹활약에 힘입어 스토크시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사실상 강등 위험권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볼튼은 이로써 최근 이어진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며 리그 전적 9승8무18패, 승점 35점으로 리그에서 3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강등 위험권에서 사실상 완전히 벗어났다.
반면 스토크 시티는 최근 이어지던 3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종지부를 찍으며 리그 전적 10승13무11패 승점 43점을 기록했다.
이날 볼튼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후반 25분경 까지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지난 14일 첼시와의 경기에서의 체력 소모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리지 못한듯 시종 무거운 몸놀림으로 공격 포인트 등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블라디미르 바이스와 교체됐다.
볼튼은 이날 전반전에 스토크시티의 강한 압박 수비와 빠른 역습에 고전하며 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줬고 이후에도 계속 밀리는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 된 이반 클라스니치가 잇따라 날카로은 슈팅을 날리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친데 힘입어 전반전의 양상과는 다르게 우세한 경기를 펼쳐갔다.
그러나 후반 초반 3-4 차례의 골기회를 무산시킨 볼튼은 다시 스토크시티의 페이스에 말려들며 추가 실점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에 볼튼의 오웬 코일 감독은 이청용을 빼고 바이스를 투입했고, 후반 27분경 스토크시티의 툰차이 산리의 슈팅이 볼튼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선제골의 주인공 킷슨이 무인지경의 볼튼의 골문안으로 찬다고 찬 공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는 위기를 넘긴 이후부터 경기의 흐름이 볼튼으로 다시 돌아왔다.
경기의 양상을 볼튼의 전세 역전으로 급변시킨 주인공은 이청용과 교체 투입된 바이스였다.
바이스는 후반 39분경 스토크시티 진영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스토크시티의 파울을 유도해 냈고, 바이스가 만들어준 프리킥 기회를 테일러가 놓치지 않고 절묘한 프리킥 동점골로 연결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바이스의 활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44분경 스토크시티 진영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며 상대 수비의 방해를 절묘하게 벗겨내며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쇄도 하던 테일러가 발을 뻗으며 공의 방향을 살짝 바꿔 놓은 것이 그대로 스토크시티의 골망을 출렁이게 했다.
70분을 뛴 이청용의 존재감은 미미했고, 20분을 뛴 바이스의 존재감은 무척이나 강렬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이청용과 바이스에 대한 언론의 평가도 분명하게 차이가 났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에 대해 "최고의 모습은 아니었다(Not at best)"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부여한 반면 이청용과 교체 투입 후 두 차례 득점 과정에 모두 관여한 바이스에 대해서는 "골을 도왔을 뿐 아니라 첫 번째 골을 위한 프리킥을 얻어냈다(Goal assist as well as won free-kick for first goal)"고 구체적인 활약상을 언급하며 팀 내 두 번째 고평점인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로 부터 임대되어온 바이스는 영입 당시 이청용의 백업 요원 내지 볼튼의 측면 공격의 좌우 밸런스를 잡아주는 선수로 인식, 이청용의 입지를 위협할 성격의 선수라고 보는 시각이 많지 않았지만 이날 이청용과 교체 투입되어 볼튼의 경기 가운데 보기 드문 역전승의 중심에 서게 됨으로써 앞으로 이청용과 본격적인 주전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볼튼 입단 이후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팀내 주전 입지를 굳힌 이청용으로서는 스피드와 테크닉을 겸비한 바이스의 급부상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바이스의 존재는 이청용에게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줄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