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역대 5위인 통산 630개의 홈런, 10개의 골드 글러브, 1997년 아메리칸 리그 MVP, 미국야구팬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슈퍼 스타 켄 그리피 주니어가 경기중 덕아웃에서 이탈해 클럽하우스에서 잠을 잔 사실이 들통나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주, 경기후 몇 명의 야구기자들은 매리너스의 와카마츄 감독에게 경기 후반기 포수 롭 존슨을 대신하여 그리피 주니어를 핀치 히터로 기용하지 않은 이유를 질문했으나 와카마츄 감독은 뚜렷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얼버무렸다.
타코마 뉴스 트라이뷴의 야구 기자로 1997년부터 시애틀 매리너스를 담당한 래리 라뤼는 트라이뷴 온라인 기사에서 와카마츄감독이 그리피 주니어를 핀치히터로 기용하지 못한 이유가 경기중 그리피가 덕아웃에서 이탈해서, 클럽 하우스에서 수면을 취했기 때문이며, 매리너스는 현저하게 기량이 저하된 그리피에게 은퇴를 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라뤼 기자는 매리너스의 젊은 두 선수의 증언을 통해, 그리피 주니어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했다. 두 선수의 증언에 의하면 그리피는 5회쯤에 쟈켓을 입고 덕아웃에서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한 선수가 7회쯤에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보니 그리피가 자신의 의자에서 자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선수는 그리피가 수면이 부족했었던 것 같으며 매리너스는 그를 깨웠어야 했다고 말했다.
라뤼 기자는 그리피의 이러한 모습은 2009년에는 볼 수 없었으며, 2010 시즌 팀을 도우는 모습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라뤼기자는 조만간에, 매리너스의 와카마츄 감독이 잭 쥬렌식 단장에게 그리피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증강을 요청할 것이며, 쥬렌식 단장은 매리너스 사장 척 암스트롱에게 와카마츄감독의 의중을 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0년 신시네티 레즈로 이적한 후, 10년 만에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지명타자로 복귀한 그리피 주니어는 117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214, 19개의 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지명타자로써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리피는 매리너스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써, 이치로와 벨트레, 카를로스 실바등의 팀내 갈등구도를 해소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고, 2010시즌 1년 235만불의 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리피 주니어는 이번 시즌 타율 208, 무홈런, 5타점의 심각한 부진으로 매리너스 기대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부진한 타격으로 매리너스 팬들의 눈총과 팀에게 부담을 주고 있었던 그리피가 경기중 덕아웃을 이탈하여 클럽하우스에서 잠을 잤다는 사실은 매리너스 팀내 리더로서의 위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라뤼 기자는 매리너스가 그리피에게 명예롭게 은퇴하기를 요청할 것이며, 만약 그리피가 매리너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매리너스는 그리피를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라뤼 기자는 어쩌면 한 달내에 이러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야구팬의 사랑을 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한 ‘키드’ 켄 그리피 주니어의 은퇴를 받아들여야 할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