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S파워블로거 닷컴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 상대 멕시코 '잘못된 만남'?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11일(한국시간) 홈팀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에 킥오프되는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을 지켜보는 팬들의 관심은 남아공이 홈팀으로서 멕시코를 잡고 아프리카 팀들이 월드컵 개막전에서 보여줘 왔던 이변을 재현할 지에 모아지고 있다. 

 남아공은 최근 경기력이 망신 당하지 않을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으나 어쨌든 현재 맥카시라는 부동의 간판 스트라이커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어서 공격진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임을 부인 할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그동안 아프리카 팀들이 월드컵 개막전에서 보여준 멋진 경기들을 감안해 볼때 남아공에게도 그런 기대를 갖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월드컵 개막전에서 아프리카 팀이 일으킨 돌풍의 이력을 살펴보면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카메룬이 마라도나가 버티고 있던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잡았고, 2002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 세네갈이 역시 전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를 역시 1-0으로 물리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에서 그런 기대를 갖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 마디로 남아공의 개막전 상대 치고는 멕시코를 만난 것은 '잘못된 만남'으로 보여진다.

일단 멕시코가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다른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고, 그런 잘 정비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개막전부터 흔들림 없는 경
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며, 월드컵 4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올해 37살의 블랑코부터 도스 산토스 같은 '영건'까지 신구조화가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그 어떤 팀들 보다도 절묘하게 조화된 팀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지대인 요하네스버그에서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남아공으로서는 고지대의 특성을 어드밴티지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적어도 멕시코에게 만큼은 고지대에서 치르는 경기가 남아공에게 어드밴티지로 작용할 수 없다.

역시 고지대에 경기장이 많은 멕시코의 선수들이 오히려 남아공 선수들보다 더 높은 고지대에서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남아공의 개막전 상대로는 멕시코나 우루과이 보다는 최근 중국에도 0-1로 패하는 등 망신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는 프랑스가 오히려 적합한 항대가 아니었을까? 프랑스의 경우 2002 월드컵에서 세네갈에 당한 '아프리카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아공과 개막전을 치렀다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보여진다.

지금으로선 남아공이 멕시코를 상대로 특별한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믿을 것은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소리로 악명이 높은 '부부젤라(남아공 민속 악기)'를 마구 불어대 멕시코 선수들의 혼을 쏙 빼놓을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그나마 이 부분도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멕시코 축구팬들의 열광을 숱하게 경험해본 멕시코 선수들에게 얼마나 위협이 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