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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UFC 121회 대회가 던진 충격파



한 때는 다른 체급에 비해 부족다고 평가되던 UFC의 헤비급은 최근 브록 레스너, 쉐인 카윈, 케인 벨라스케즈,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4강에 프랭크 미어,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랜디 커투어 등이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고 있어 미르코 크로캅이나 칙 콩고마저 뒤로 밀려났다 할 정도로 가장 뜨거운 리그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흥행에 있어서 최강인 브록 레스너가 출장한 이번 UFC 121회 대회는 지난 120회 대회에 비해 현지에서 엄청난 관심을 끌었고 결과 역시 충격적이지 않았나 싶다.

브록 레스너는 지난 쉐인 카윈과의 경기에선 게실염 수술 후 최악의 컨디션이었고 1라운드에 난타 당했음에도 놀라운 맷집을 선보이면서 2라운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UFC챔피언에 오를 당시에도 기술에선 랜디 커투어에게 밀리기에 체격과 힘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전문가들은 그의 패배를 예상했지만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예상을 깨는 것으로도 더욱 명성을 높였다.

이번 케인 벨라스케즈와의 대결을 앞두고선 기술적으로도 가장 완성도를 높였고 맷집도 검증되었으며 수술 후유증에서도 거의 회복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레스너의 승리를 점쳤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막판 레스너에게 배팅이 많이 몰렸다고도 하는데.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고 들어간 건 팬들에게도 화끈함을 선사하고 작전상으로도 좋았으나 벨라스케즈의 차분함이 돋보였다 보인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상대였던 쉐인 카윈같이 때리다가 지치지 않은 채 우수한 체력과 훌륭한 전략을 바탕으로 초반을 제외하곤 경기를 지배했고 이번 승리를 통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누렸다. 멕시코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서 아마추어 레슬러로 활약하다가 격투가로 입문한 그의 선택은 탁월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펼쳐질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의 경기는 멕시코와 브라질의 대결 구도가 될 것인데 경기내용은 훌륭할 듯하나 UFC의 주 구매층인 백인들이 어떤 관심을 보일지가 향후 흥행의 주요 변수라 하겠다.

현지에선 레스너, 벨라스케즈, 오티즈, 제이크 쉴즈 등이 관심사였으나 우리에겐 양동이 선수의 데뷔전이 큰 의미였다고 본다.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선전했음에도 크리스 카모지에게 아쉽게도 1:2의 판정패를 당해 승리를 도둑맞은 느낌도 드는 게 사실이다. 필자도 양동이 선수의 승리를 바란 사람 중 하나이지만 중요한 건 두 선수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들도 각 대회의 오프닝 경기에 시선을 덜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지에선 양동이와 카모지의 경기에 큰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메인이벤터와는 입장 차이가 있기에 후보선수가 대타에 나선 경우 안타 정도는 쳐야 다음에 좋은 기회가 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처럼 이번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서 다음 단계로 도약해야 했으나 그러진 못했기 때문이다. 주목을 많이 받던 대회에서 오늘의 KO나 서브미션 같은 좋은 결과를 만들고 추성훈 선수의 패배를 씻어냈다면 본인에게나 소속팀에게나 참으로 좋았을텐데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그는 젊고 실력은 분명 우수하며 향후 기회가 더 주어질 것이기에 최고의 무대에서 싸운다는 부담감만 덜어낸다면 다음에는 분명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