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2위권 단체들에게 어떤 희망이 있을까?

UFC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매회사 WEC까지 통합하면서 향후 격투기 계에선 강자독식이 계속 될 분위기이다. 둘의 통합은 이미 예상된 바이기에 큰 충격은 아니지만 2위권 단체들에겐 미치는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2위 단체 스트라이크 포스는 세계 최강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어쨌든 실수였다 하더라도 파브리시오 베흐둠에게 무너졌고 알리스타 오브레임과의 경기는 아직 모호하며 WWE 출신 스타로서 브록 레스너처럼 만들려던 바비 래쉴리도 무명의 채드 그릭스에게 패하면서 주가는 떨어졌다. 최고 미녀스타 지나 카라노 역시 최근 격투기 판에는 뜸한 상황이고 그녀를 꺾은 사이보그 산토스는 남성을 모으기엔 다소 비주얼이 약한 편인데.

이런 분위기에서 새로운 국면을 타개하고자 엉뚱하게도 WWE 출신의 데이브 바티스타에게구원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우리가 보기엔 격투기 최강을 가리는데 있어서 하등 상관없지만 미국의 일반 시청자들을 끌 수 있는 경기이고 다소 격투가로서 한계가 드러난 바비 래쉴리에겐 프로레슬링 스타 출신간의 격투기 대결로서 다시 한 번 좋은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게 되었다. 한 때는 헤비급만큼은 UFC보다 훨씬 더 낫다고 주장하던 스트라이크 포스로서는 다소 체면구기는 경기이지만 현재 입장이 UFC에게 꽤나 밀리기에 타개책으로선 나쁘지 않은 카드라고 보인다.

요즘 K-1이 속해있는 FEG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이틀간 펼쳐진 MAX와 GP는 흥행참패가 나오면서 그들의 두 번째 시장인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었다. 그들의 대회들 역시 복싱의 인기에 편승하면서 방송사가 복싱과 동반 편성을 하는 일도 빈번한데. 이런 분위기에서 중국진출을 노리지만 근시일 내에 중국내 대회를 펼치기엔 역사적인 반감과 현지 업체와의 조율이 문제이기에 최악의 경우엔 내년 FEG 대회들의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단 전망도 있다.

좀 다른 분야이지만 프로레슬링의 2위 단체 TNA에선 최근 헐크 호건과 에릭 비숍이 정권을 찬탈하면서 적잖은 변화가 불고 있다. 그 덕분에 시청률이 현지에서 꽤나 높아졌고 우리나라의 IPSN에서 방영되는 TNA도 나름 괜찮은 반향을 얻고 있다고 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점은 현재 TNA의 스타들은 자사가 키운 게 아니라 주로 옛 WCW나 ECW 혹은 최근 WWE 출신 스타들이 주축이라는 점은 문제라 하겠다. 그들이 키운 비어머니, 모터 시티 머신건스는 다소 존재감이 약하고 그나마 AJ 스타일스가 존재감이 있지만 간판스타에서 약간 밀려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위와 2위의 차이는 엔터테인먼트에서 큰 매출의 격차로 연결되곤 한다. 그간 UFC를 역전하겠다는 EXC, 보독파이트, IFL 등 수많은 격투기 단체들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도 그런 맥락이라 하겠다. 그나마 프로레슬링의 TNA는 방영권이 있고 최근 반응은 나쁘지 않기에 미래를 준비한다면 괜찮겠지만 한 때 엄청난 위세를 과시하던 FEG의 급격한 몰락이나 스트라이크 포스에 대한 일반 팬들의 반응이 약한 점은 향후 2위권 단체로서 고민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