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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케인 벨라스케즈를 인정하는 황제 표도르



그간 브록 레스너는 MMA 전적이 겨우 6회에 머물렀지만 WWE를 통해 쌓은 인지도와 특유의 카리스마, 동물적인 운동능력, 흥행을 위한 포석 및 발언 등으로 격투기 계에선 ‘야유를 보내길 즐기게 만드는 캐릭터’로 분류되었다. 즉 ‘미워도 보고 돈을 쓰면서 싶은 선수’였기에 흥행의 중심이 된 것이다.

그런 레스너를 UFC 121회 대회에서 잡은 케인 벨라스케즈는 새로운 챔피언에 올랐다. 벨라스케즈는 격투기 입문 당시부터 천재라고 불렸다 한다. 입문 몇 주 뒤에 갖은 강자 폴 부엔텔로와의 그라운드 대결에서 아마추어 레슬링을 바탕으로 한 실력을 보이면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얼마 뒤엔 입식타격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이자 많은 이들은 그를 미래의 챔피언 감이라 평가했다고 한다.

명문도장인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에서 훈련하던 케인은 2006년엔 서부지역의 단체 스트라이크 포스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에선 1라운드 1분 58초 만에 가볍게 승리했고 그해 12월엔 러시아에서 펼쳐진 '보독파이트' 대회에서 역시 승리를 챙기자 너무 강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피대상이 되고 만다. 무명이기에 이겨봤자 별 이득이 없고 지면 망신인지라 상대들이 피하자 결국 2008년 UFC와 계약한다.

2008년 4월 UFC에 등장한 케인 벨라스케즈는 브래드 모리스를 1라운드 2분 10초 만에 TKO로 제압했고 강자인 칙 콩고를 3라운드 내내 강철체력으로 압박해 승리를 챙기면서 실력자임을 과시했다. 벤 로스웰과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를 펀치로 제압해 타이틀 도전권을 얻은 케인은 결국 레스너까지 넘어서면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그가 챔피언으로 오른 뒤 주목할 점이 있다. 그의 부친은 멕시코 불법이민자출신으로 복싱과 프로레슬링에 큰 관심을 두던 히스패닉 층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움직였다는 점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다른 분야에 관심을 두던 팬들을 끌어올 가능성이 있다. 아예 UFC에서도 히스패닉을 대상으로도 마케팅을 했기에 그간 격투기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케인 벨라스케즈와 브록 레스너의 대결엔 큰 호응을 보였다 하니 앞으로 지켜봐야겠다.

케인 벨라스케즈는 챔피언 등극 후 했던 인터뷰에서 레스너가 초반에 중압감을 느끼는 게 눈에 보였으며 러쉬를 오면서 마구 주먹을 날릴 때 이미 상대가 흔들리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 정도로 여유가 있었으니 향후 롱런할 가능성도 있다 보인다.

케인 벨라스케즈에 대해선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그의 측근들이 꽤나 인정한다는 후문이다. 그의 매니저 바딤이 러시아의 언론과 했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레스너가 엉터리라고 말하곤 싶지 않습니다. 허나 경험이 너무 짧아요. MMA 6전 뿐이잖아요. 완전 UFC가 만든 상품이었고 진짜 파이터를 만난 뒤 패했을 뿐입니다.’

그와 반대로 케인 벨라스케즈는 극찬을 했다.

‘제가 보기엔 아주 좋은 파이터에요. 뭐든 다 잘 합니다. 그라면 UFC가 세계 정상으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고 약간 논란이야 있겠지만 진짜 파이터라 볼 수 있어요. 홍보용 인물이 아니에요.’

그럼 표도르와 케인 벨라스케즈, 혹은 레스너와의 대결은 이뤄질까? 현재로선 아쉽게도 어려울 듯하다. UFC와 여전히 이견이 큰 반면 표도르측은 ‘쇼타임’측과 계약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되든 MMA 헤비급 경기들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고 팬들의 시선이 몰리는 건 분명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