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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2011년 2월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황제 표도르



UFC에 밀려서 다소 침체기인 미국 2위 단체 스트라이크 포스가 2011년을 맞이해서 새로운 계획을 선보였다. 8명의 헤비급 강자들을 모아서 토너먼트 형식의 그랑프리를 펼쳐 진정한 강자를 가린다고 하는데.

현지시각으로 2011년 2월 12일 펼쳐지는 ‘스트라이크포스 31’ 대회엔 ‘황제’ 에밀라넨코 표도르와 안토니오 실바가 대결하고, UFC 챔피언 출신 안드레이 알롭스키는 PRIDE의 강자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와 맞설 것이라 한다. 원래 알롭스키는 조쉬 바넷과 대결설이 나왔지만 하리토노프로 바뀌었는데 이 정도의 대진만 하더라도 스트라이크 포스로선 큰 시도가 아닌가 싶다.

4월 이후엔 파브리시오 베흐둠과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챔피언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대결, 조쉬 바넷과 브렛 로저스의 경기가 있을 것이라 한다. 선수 신상의 변화나 계약문제로 인해 중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존재하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표도르와 안토니오 실바의 대결은 순탄하게 진행되진 않았다. 계약상 마지막 경기를 앞둔 표도르는 베흐둠과의 복수전을 원했던 반면 단체로선 UFC 이적을 막는 것이 화두였고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토너먼트까지 끌어들였지만 까다로운 표도르 매니지먼트와의 협상이기에 성사까진 꽤나 힘든 일이 많았단 후문이다.

만약 표도르가 베흐둠이나 오브레임 중 하나와 만나는 경우 흥미로운 대결이기에 이번 그랑프리는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그간 침체된 스트라이크 포스의 분위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대박 행진을 기록하는 UFC의 기세와 달리 난항을 겪자 그렇게 부정하던 이벤트성 경기에 눈을 돌리면서 WWE 출신 바티스타에게 바비 래쉴리와의 경기를 제안하는 등 정체성을 잃은 행보를 해온 게 작년의 일이었던 걸 본다면 격세지감이다.

그간 이들의 악재는 적지 않았다. 미들급 챔피언 제이크 쉴즈는 타이틀을 반납하고 UFC에 가버렸고 주관방송사 CBS는 경기 후 난투극이 나오자 시청률도 안 좋은데 문제만 일으키는 단체로 낙인찍어버리기도 했고 방송이 다시 될지도 불투명하다. 시청률에선 최고카드인 미녀스타 지나 카라노도 영화에서 돌아오지 않아 갈수록 추락하던 분위였다.

물론 이번 토너먼트 하나만을 놓고 UFC를 추격한다고 부를 수는 없다. 그래도 표도르의 패배, 시청률을 보장하는 미녀 스타의 무관심, 미들급 챔피언의 이적, 시청률을 담보하는 프로레슬러에 대한 일방적 구애, 공중파에서 경기 후 난투극이란 악재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던 2010년에 비해선 훨씬 나은 모습이라 하겠다.

이번 토너먼트는 다소 경기 간격도 길고 강자들과의 대결을 피한다는 비판도 받았으며 은퇴 후 정계진출설도 나오던 표도르에겐 명예회복의 기회이다. 베흐둠을 잡고 계약상 마지막 경기를 이행한 뒤 은퇴 후 정치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시나리오였으나 지난 패배로 인해  그럴 타이밍을 놓친 듯하고 명예를 회복하려면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물론 8강 상대 안토니오 실바는 충분히 해볼 만하며 우승에 있어 결국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가장 난적이라 하겠는데 가끔 줄루나 오가와 나오야 같이 쉬운 상대가 주어지던 일본 PRIDE 시절과 달리 강자 세 명을 연속으로 상대해야 하기에 우승한다고 장담하긴 어려운 듯하다.

그래도 세계 최강이라면 경쟁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일 것이다. 치열한 대결을 통해 2위 단체 스트라이크 포스도 2011년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표도르도 명성에 맞는 멋진 활약이 나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