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선수가 8월 6일 펼쳐지는 UFC 133회 대회에 출격해 비토 벨포트와 상대할 예정이다. 원래는 UFC 128에서 네이트 마쿼트와 대결하려 했지만 일본 지진으로 인해 대회 참여를 연기했다가 새로운 상대를 배정받았는데 오히려 산 넘어 산이 되어버렸다. 더 어려운 상대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추성훈 선수의 기록은 13승 3패로 19승 9패의 벨포트보단 나쁘지 않으나 이는 표면적인 것일 뿐, UFC에서 1승 2패이고 2연패 중이라 복잡한 반면 상대는 타이틀에 도전했던 강자이다. 추성훈 선수는 일본에선 쉬운 상대들이 많이 주어졌기에 전적이 화려한 편이나 UFC에 와서는 그런 혜택이 많이 줄었고 지난 번 영국 대회에서 영국의 스타 마이클 비스핑을 상대했다는 점은 일본에서처럼 배려 받는 위치가 아니란 걸 여실하게 입증했다.
이번 대결은 화끈한 경기를 위해 잡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성훈 선수가 UFC에서 인정받는 부분은 1승 2패임에도 세 차례나 ‘오늘의 명승부’에 선정될 정도로 경기가 화끈했고 현지 팬들도 그 부분에 집중하며 이번 경기를 확정지은 프로모터 데이너 화이트가 그 부분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진다면 그의 선수경력에 다소 물음표가 붙을 수 있는 복잡한 상황이긴 하다.
비토 벨포트는 베테랑으로 지난 15년의 선수경력동안 미들급의 강자로 꼽혀왔다. 총 전적 19승 9패로 다소 화려하진 않으나 반달레이 실바를 UFC 데뷔전에서 44초 만에 KO시키면서 빅무대 신고식을 해줬고 최근 부활해 2007년 이후 5연승을 구가하면서 리치 프랭클린을 잡고 미들급 타이틀 도전자가 되기도 했었다. 미들급의 절대 강자 앤더슨 실바에게 킥을 맞고 무너지긴 했지만 최근 기량은 물이 오른 상태이다. 복싱에 강점이 있어 타격에서도 만만치 않다는 점은 마음에 걸린다. 두 살이나 어리지만 냉정하게 봐서 추성훈 선수보다 베테랑이면서 UFC에선 더 위계가 높은 강자라 하겠다.
추성훈 선수는 UFC 데뷔전에서 앨런 벨처를 잡았지만 그렇게 깔끔한 승부는 아니었고 크리스 리벤, 마이클 비스핑에게 계속 판정패를 당하면서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낸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보통의 경우 패하면 자신과 비슷한 위계의 선수와 생존 경쟁을 펼치지만 이상하게도 갈수록 강한 상대를 만나더니 이번엔 비토 벨포트라는 타이틀 구도에 있는 강자와 대결하게 되었다.
타격에서 추성훈 선수가 나쁘진 않지만 상대가 워낙 타격이 좋기에 밀리는 양상이며 그라운드에서도 딱히 나을 바가 없다. 동체급에서 작기에 체급을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추성훈 선수로서는 이번 경기에서 만약 무너진다면 더 이상 미들급을 고집할 명분은 없어 보인다.
이번 경기에서 패한다면 퇴출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는 없다. 미르코 크로캅처럼 스타성이 있는 경우 퇴출이 되어야 함에도 데리고 있는 게 최근 UFC의 정책이므로 추성훈 선수가 동아시아 시장에서 갖고 있는 티켓 파워를 생각할 때 너무 쉽게 내치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명예를 위해서는 이기는 게 훨씬 좋을 것이므로 최선을 다 해야겠다.
최근 일본 격투기 시장이 급속도로 붕괴가 되어 더 이상 돌아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싸워야 하는 추성훈 선수에게 이번 경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부담감을 털고 싸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열세인 점은 부인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멋진 경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스포츠서울DB>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