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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

UFC 129, 최다 관중 동원 기록

단일 국가로 따져서 UFC의 인기가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이다. 조르쥬 생 피에르의 약진이 가장 큰 원동력인데 그를 보기 위해서 몰렸던 팬들이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선수들을 알게 되면서 최근 분위기는 더욱 상승 중이다. 그 열기가 이번 UFC 129회에서 폭발적인 관중 동원으로 이어진 듯하다.

129회 대회는 UFC가 캐나다에서 열린 여섯 번째 대형 이벤트이지만 온타리오 주에서는 처음인데 이는 2010년 8월부터 합법화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5만5천724명의 팬이 운집했고 1200만 달러를 넘는 입장 수입을 올렸단 점이다. 애초엔 4만 명을 약간 상회하는 관중을 생각했던 UFC로서는 대박이었고 이는 북미 대륙에서 격투기 사상 최대 입장 수입이며 복싱의 최고 기록엔 부족하지만 프로레슬링과 입장 수입을 경쟁하던 분위기에서 치고 나간 듯하다. 같은 경기장에서 펼쳐진 1990년 레슬매니아 6는 6만7천678명, 2002년 레슬매니아 18은 6만8천237명이 입장했으나 입장 수입은 훨씬 적었고 WWE가 800만 달러 입장 수입을 올린 경우가 없기에 이번 UFC 129회 대회는 기념비적인 이벤트라 하겠다.

이는 자체 기록을 갱신한 것이기도 하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올렸던 2만3천152명의 입장 기록을 깼고 UFC 66에서 올렸던 539만7천 달러의 입장 수입을 2배 이상 넘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엔 화제도 많았다. 우선은 랜디 커투어의 은퇴이다. 우리나이로 49세, 만으로 47세인 커투어는 료토 마치다에게 2라운드 KO로 패한 뒤 전부터 이야기했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1997년 UFC 13에서 격투기에 데뷔한 뒤 30전 19승 7KO 11패란 다소 평범한 기록을 남겼으나 UFC에서 5차례 챔피언에 올랐고 특히 40대 중반을 넘어서 챔피언에 오르는 등 노장 투혼을 보였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흥행 대박 경기를 만들어 UFC의 오늘을 이끈 주역 중 하나가 바로 커투어이다. 커투어는 타의보단 자의로 은퇴하길 원했기에 이번 경기를 끝으로 떠나길 결심했고 향후엔 도장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는 동시에 비록 A급 영화 주연은 아니지만 배우로서도 매진할 것이라 한다.

웰터급 챔피언 조르쥬 생피에르는 제이크 쉴즈를 5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잡으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한동안 미들급의 최강자 앤더슨 실바와의 대결설이 나왔지만 지금으로서는 ‘스트라이크 포스’ 챔피언 닉 디아즈와의 대결 가능성이 더 높은 듯하다.

닉 디아즈와의 대결은 방송사 ‘쇼타임’과 체결된 계약 문제로 인해 다소 걸림돌이 있으나 프로모터 데이너 화이트가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고 앤더슨 실바와의 대결은 GSP가 체급을 올려야 하는 분위기이며 그의 스폰서나 주변에서 반대하고 있기에 아무래도 디아즈와의 대결이 될 듯싶다. 페더급 챔피언 호세 알도는 UFC 이적 후 첫 타이틀전에서 마크 호미닉을 상대로 방어에 성공했고 화끈한 경기들이 이어지면서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현재 UFC는 뭔가 되는 집안의 분위기이다. 다른 사업자들에게 능력이 있으면 들어와서 자유 경쟁을 하자고 도발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도 그들의 독주를 막을 수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