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132회 대회에서 김동현 선수를 꺾으면서 많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린 카를로스 콘딧에겐 평생 최고 기회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웰터급의 정상급 선수 대부분이 'GSP' 조르쥬 생 피에르에게 잡혔기에 상위 랭커들을 뛰어넘고 대권에 바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ESPN 스포츠에선 웰터급 5위, 격투기 웹진 ‘셔독’에선 6위에 랭크되기도 했고 지난 김동현 선수와의 경기에서 승리 후 주최측에서도 타이틀 경기를 언급한 일이 있다.
그러나 콘딧은 바로 타이틀에 도전하기 보단 숨고르기 성격의 경기를 원한다고 한다. GSP와 닉 디아즈의 타이틀 경기가 마무리된 후 챔피언의 일정에 맞추기 보단 다른 상대와의 경기 후 타이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재미있게도 웰터급 강자 대부분이 부상을 당했기에 마땅한 상대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와중 콘딧의 눈에 들어온 상대는 닉 디아즈의 절친한 친구이자 스트라이크 포스 챔피언을 지냈던 제이크 쉴즈라 하는데. 제이크 쉴즈와 콘딧은 나름 악연이 있다. 15승 2패로 잘 나가던 콘딧은 2006년 중소규모단체 ‘럼블 온 더 락’의 9회 대회에서 제이크 쉴즈를 만나 심판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면서 토너먼트 결승에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 경기의 복수와 자신의 기량점검을 위해 쉴즈를 노리는 것이다.
이는 선수 혼자만의 의지로 되는 건 아니고 그와 주변인들, 그리고 주최측과 상대의 입장이 맞아떨어져야 결정될 일이긴 하다. 그래도 뭐가 되든 그에겐 다양한 선택권이 있는 행복한 상황이다.
콘딧은 2006년 7월 이후 단 1패만을 기록했고, 그것도 1:2의 판정패였기에 5년 내내 상승곡선을 긋고 있는 선수이다. 열세란 평가였고 컨디션도 최악인 상태에서도 김동현 선수를 잡아내면서 본인 평생 최고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복서이나 격투가들은 승패에 따라서 운명이 극심하게 바뀐다. 중소단체에서 활약하던 콘딧도 제이크 쉴즈에게 복수하겠단 말을 언급하기엔 5년이나 걸렸고 지금까지 5차례의 패배를 딛고 일어선 전력도 있다.
정찬성 선수같이 운이 좋게 상대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들어가 가르시아에게 복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실력과 배짱과 의지는 기본으로 갖추는 동시에 운도 따라야 한다. 김동현 선수의 이번 결과는 아쉽기도 하고 콘딧에게 바로 복수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이젠 앞으로의 상황이 중요하다.
최고의 기회를 잡은 카를로스 콘딧도 고난의 시기가 분명 있었으니 김동현 선수도 이번의 결과에서 많은 걸 가다듬고 보약으로 삼는다면 언젠가는 복수의 기회도 오고 타이틀 구도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