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의 여성 프로레슬러인 ‘디바’ 마리스 올렛은 도도한 미모로 악역을 맡고 있지만 나쁜 남자가 인기 있듯, 나쁜 여자로서의 매력을 한껏 뽐내는 선수이다. 프로레슬링 대형 단체는 시청률에 철저하게 의지하기에 미모를 위주로 발탁하는 경우가 많아 기량 좋은 선수들이 불만을 품기도 하지만 단체로서는 시청률이나 흥행을 바탕으로 한 매출 증대가 우선이고, 주 타겟 시청자는 남성들인지라 미녀들이 중용되는 편이다.
프로레슬링에서 활약한 미녀들은 많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4강을 뽑자면 커피가 아닌 잡지 ‘맥심’이 뽑은 2011년 100인의 미녀에 들어간 켈리 켈리, 할리우드에 진출했지만 롱다리처럼 시원하게 일이 잘 풀리지는 않는 스테이키 키블러, WWE 신인육성 프로그램 터프 이너프에서 활약한 2010년 미스 USA 리마 파키, 그리고 여신포스를 자랑하는 마리스를 꼽고 싶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며 반론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보통 미녀 선수들은 이름을 알리기 위해 프로레슬링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지만 마리스는 프로레슬링을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입문해 매니아에 가까운 지식을 보였고, 이는 계속 WWE에서 활약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 사실 남자친구가 없을 리 없는데, 그 행운의 주인공은 WWE 선수 ‘더 미즈’이다. 하지만 골키퍼가 있다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감행하는 남자들처럼 마리스에게 애정을 숨기지 못하고 스토킹을 했던 한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리 시블러’라는 사람이다.
세월을 조금 먼저 선택한 것인지, 만 27세의 마리스에게 61세의 시블러는 너무 나이도 많았던 듯 싶었다. 하지만 시간의 장벽은 그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지 마리스에게 완전히 빠진 ‘리’옹은 50회가 넘는 음성 메시지를 마리스의 핸드폰에 남겼고 그 중엔 LA에서 마리스와 만나는 날, 천국에 같이 데리고 가겠다는 무시무시한 말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왜곡된 욕망은 결국 법의 처벌을 받게 되었다. LA 지방 법원에선 스토커인 리 시블러에게 3년간 300피트, 약 135미터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고 판결을 들은 마리스와 미즈 커플은 어느 정도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유명인에 대한 스토킹은 있긴 하지만 프로레슬링에선 많지는 않았다. 주로 남성들 위주이고 이들을 쫓는 여성의 스토킹은 웬만한 경우 큰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으며 이동이 많기에 숙소에 따로 쳐들어오는 경우도 적은 편이다. 오히려 경기장을 옮길 때마다 숙박비를 아낀다는 명목 하에 이동지에서 고정으로 만나는 여성들이 있는 선수들도 있을 정도로 상황은 복잡했기에 여성 프로레슬러에 대한 스토킹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 하겠다.
악역 여성 프로레슬러이지만 실제론 자기 방어 능력은 없는데다가, 총기소지까지 가능한 미국이기에 떨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모의 유명인이기에 치러야 하는 대가치곤 가혹한 듯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잘 마무리되지 않았나 싶다.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