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레 ‘이치로는 팀보다 개인기록에 치중’ 타당할까?
2009년 2월 경, 시애틀 언론은 매리너스 클럽하우스에 이치로와 아드리안 벨트레를 중심으로 한 반목기류가 수년간 존재했었음을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었던 벨트레가 반 이치로의 주류였다는 것이 알려진 것입니다.
당시 벨트레는 시애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치로가 팀 성적보다는 개인 성적에 치중하는 선수라고 비난했습니다. 벨트레가 이치로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그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벨트레가 이기적인 플레이라고 지적한 것 중의 하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볼넷을 얻어야 한다> 입니다.
Take a walk if you need it
벨트레는 출루가 필요한 팀상황에서 볼넷보다 안타를 기록하려고 하는 이치로의 태도는 선수로써 <올바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고 성토했습니다.
벨트레의 발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해야 합니다. 우선 벨트레도 이치로 못지않게 볼넷보다는 배팅으로 출루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벨트레가 이치로의 성향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일 자격이 없으며 벨트레의 팀 공헌도는 이치로보다 낮다는 것입니다. 학급에서 중상위권성적을 기록하는 학생이 반에서 1.2등하는 학생 때문에, 반평균 성적이 나쁘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2008년 AL 최악의 투수로 평가받았던 카를로스 실바가 ‘팀보다는 자신의 안타에 더 신경쓰는 타자가 있다’며 이치로를 비난한 것은 전교에서 꼴찌하는 학생이 반에서 1.2등 하는 학생에 대해서 불평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중상위권 학생 벨트레와 전교 꼴찌 실바의 주장이 타당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치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볼넷을 얻지 않고 히팅에 치중해서, 팀 성적보다는 개인 성적에 치중한다는 벨트레와 실바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 것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치로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리드오프 히터 16명의 통산 볼 카운트 상황중에서, 타자가 출루하기 유리한 노 스트라이크 3볼 상황과, 1 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의 출루율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 볼 카운트상황에서 볼넷, 힛바이피치, 인플레이상황을 계산한 것입니다.
◆ 노 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의 출루율
|
타석 |
타수 |
안타 |
BB |
IBB |
출루율 |
숀 피긴스 |
67 |
1 |
1 |
66 |
5 |
1.000 |
G 사이즈모어 |
90 |
0 |
0 |
89 |
33 |
1.000 |
B 로버츠 |
90 |
0 |
0 |
90 |
20 |
1.000 |
쟈니 데이먼 |
172 |
2 |
1 |
170 |
31 |
994 |
케니 로프턴 |
209 |
3 |
1 |
206 |
40 |
990 |
후안 피에르 |
88 |
2 |
1 |
86 |
8 |
989 |
루이스카스티요 |
158 |
2 |
0 |
156 |
12 |
987 |
호세 레이예스 |
77 |
1 |
0 |
76 |
26 |
987 |
크렉 비지오 |
363 |
6 |
1 |
356 |
63 |
986 |
칼 크로포드 |
69 |
1 |
0 |
66 |
16 |
986 |
리키 핸더슨 |
320 |
7 |
2 |
312 |
33 |
984 |
지미 롤린스 |
121 |
5 |
3 |
116 |
30 |
983 |
라파엘 퍼칼 |
116 |
3 |
0 |
113 |
16 |
974 |
핸리 라미레즈 |
67 |
5 |
1 |
63 |
23 |
955 |
이치로 스즈키 |
223 |
18 |
4 |
205 |
135 |
937 |
A. 소리아노 |
108 |
8 |
1 |
99 |
50 |
935 |
이치로는 0S, 3B상황에서 출루율 937을 기록하여 최하위인 알폰소 소리아노 다음으로 낮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치로는 18타수에서 4개의 단타로 타율 222와, 장타율 222를 기록했습니다. 출루하기에 유리한 불 카운트 상황에서 볼넷보다 배팅을 시도해야할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며 비록 안타 18개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팀이나 이치로 개인에게나 모두 손해를 본 것입니다.
◆ 고의사구를 제외한 타석 출루율
|
0S, 3상황 IBB 제외 타석 출루율 |
B 로버츠 |
1.000 |
쟈니 데이먼 |
0.992 |
루이스카스티요 |
0.986 |
숀 피긴스 |
0.983 |
케니 로프턴 |
0.982 |
호세 레이예스 |
0.980 |
크렉 비지오 |
0.976 |
리키 핸더슨 |
0.975 |
후안 피에르 |
0.975 |
라파엘 퍼칼 |
0.970 |
G 사이즈모어 |
0.949 |
지미 롤린스 |
0.945 |
칼 크로포드 |
0.943 |
핸리 라미레즈 |
0.909 |
A. 소리아노 |
0.844 |
이치로 스즈키 |
0.795 |
이치로는 리드오프로써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은 고의사구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보다 합리적인 비교를 위해서 두 가지 볼카운트 상황에서 고의사구를 제외한 타석의 출루율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0S, 3B상황에서 고의사구를 제외한 타석에서 이치로는 795의 출루율로 16명의 리드오프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알폰소 소리아노 한 선수만이 800 중반대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나머지 모든 타자는 900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했습니다. 800 이하의 출루율을 기록한 선수는 이치로 단 한 선수 입니다.
아래의 표는 1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의 출루율을 비교한 표입니다.
◆ 1 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의 출루율
|
타석 |
타수 |
안타 |
BB |
타율 |
출루율 |
크렉 비지오 |
513 |
167 |
64 |
341 |
383 |
795 |
루이스카스티요 |
427 |
158 |
65 |
268 |
411 |
782 |
후안 피에르 |
217 |
66 |
20 |
147 |
303 |
781 |
쟈니 데이먼 |
479 |
182 |
63 |
297 |
346 |
752 |
칼 크로포드 |
145 |
63 |
26 |
82 |
413 |
745 |
숀 피긴스 |
251 |
99 |
36 |
151 |
364 |
745 |
리키 핸더슨 |
763 |
290 |
98 |
467 |
338 |
742 |
G 사이즈모어 |
200 |
85 |
30 |
113 |
353 |
720 |
라파엘 퍼칼 |
307 |
129 |
40 |
178 |
310 |
710 |
케니 로프턴 |
543 |
230 |
86 |
296 |
358 |
708 |
B 로버츠 |
264 |
107 |
30 |
155 |
280 |
703 |
호세 레이예스 |
156 |
67 |
19 |
89 |
284 |
692 |
A. 소리아노 |
191 |
102 |
42 |
88 |
412 |
686 |
지미 롤린스 |
359 |
195 |
73 |
164 |
374 |
660 |
핸리 라미레즈 |
144 |
83 |
32 |
61 |
386 |
646 |
이치로 스즈키 |
289 |
178 |
63 |
111 |
354 |
602 |
1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도 역시 이치로가 16명의 타자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치로의 히팅 위주의 타격스타일이 안타수는 높여주지만, 출루에는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루에 유리한 볼 카운트상황에서 이치로가 볼넷보다는 히팅에 치중하는 스타일이, 안타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며, 팀 플레이가 아니라는 벨트레의 지적은 실제로 기록상으로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 2001~2009년 AL 0S,3B상황과 1S,3B 출루율 평균
|
0S,3B 출루율 |
비고 |
1S,3B 출루율 |
비고 |
AL 평균 |
957.8 |
리드오프 16명중 13명이 AL 평균 이상 |
685.0 |
리드오프 16명중 13명이 AL 평균 이상 |
이치로 |
937 |
|
602 |
|
이치로는 2001년부터 09년까지 두 가지의 볼 카운트 상황에서 AL 평균타자들보다도 낮은 출루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치로의 연평균 15개가량의 고의사구가 포함된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평균타자들보다 낮습니다. 이치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리드오프들은 두 상황에서 리그 평균타자들에 비해서 훨씬 높은 출루율을 기록해서 이치로와는 달리, 리드오프 본연의 임무인 출루에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치로는 2000년대 3000타수 이상 기록한 리드오프중에서 가장 높은 출루율 37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치로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팀 공헌도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누적 득점생산력인 RC에서 메이저리그의 모든 리드 오프중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9시즌동안 메이저리그 리드 오프중에서 가장 높은 출루율과 RC을 기록하고 있는 이치로를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수치를 비교했을때 2000년대 최고의 리드오프는 이치로임이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타자가 출루하기에 매우 유리한 볼 카운트 상황에서 볼넷이 아니라 히팅으로 출루하려고 하는 이치로의 타격스타일이 팀보다는 개인의 안타숫자에 치중하는 것이라고 한, 벨트레와 실바의 주장자체는 일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벨트레와 실바에게 이치로를 비난할 할 자격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