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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모나코, 박주영과 계약연장 서두른 숨겨진 의도는?

21일 아침 박주영과 AS모나코의 계약기간이 오는 2013년 여름까지 2년간 더 연장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초 지난 19일(한국시간) 프랑스의 <레퀴프>가 박주영의 계약 연장 소식을 보도했던 그대로다. 박주영의 에이전트인 텐플러스스포츠 측은 이 내용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지만 모나코와 박주영 측이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협상중인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모나코가 박주영과의 계약기간이 무려 3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서둘러 그와의 계약기간을 연장하려 한다는 사실은 모나코가 박주영의 가치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나코의 간판 공격수로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임은 물론 앞으로 모나코가 '아시아 마케팅'에 나서는데 있어 '얼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인공이 바로 박주영임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보면 모나코가 박주영과의 계약을 서두르는 다른 이유도 보이는듯 하다. 이는 박주영에게 생애 두 번째 월드컵이 될 내년 남아공 월드컵과 연관이 있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박주영은 그야말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 당시 일각에서는 K리그에서 컨디션 난조와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린 나머지 연일 골침묵 중이었던 박주영을 월드컵에 데려가서는 안된다는 의견들도 제시됐던 것도 사실이었고, 당시 대표팀 감독이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너무 선수의 내임 밸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은 독일행에 성공하기는 했다. 그러나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의 박주영은 너무나 초라했다.

스위스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제 실점의 빌미가 된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축구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박주영이 빠진 허정무호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존재감이 대표팀 내에서 강하다. 모나코에서의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박주영은 내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제대로된 사고를 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만 된다면 유럽 빅클럽들의 제의가 쏟아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빅클럽들의 이적 제의가 들어왔을때 모나코가 마지못해(?) 박주영의 이적에 동의하면서 두둑한 이적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박주영과의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좋다. 결국 모나코가 박주영과의 계약 연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월드컵 이후 박주영의 빅리그 이적 상황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만큼 박주영은 현재 모나코에게 있어 '전략적 상품'인 셈이다. 그렇다면 박주영이 모나코 입단하기 전과 후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 2005년 K리그 데뷔 첫 해 18골을 기록하며 K리그 최초의 '만장일치 신인왕'에 오른 이후 그 다음 시즌부터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고전하던 박주영의 모습은 프랑스로 무대를 옮긴 이후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바뀌어 있다.  그의 플레이는 한층 여유가 생겼고, 한층 영리해졌다. 축구를 쉽게쉽게 하는 모습이지만 그의 플레이는 정교하고 빠르고 날카롭다. 무엇보다 최근 박주영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의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과거 2005년 K리그에 '박주영 신드롬'이 일던 당시 박주영은 한 두번의 볼터치로 순식간에 상대 수비진을 무장해제 시키는 장면을 여러번 연출했다. 골 기회를 만들어 내는 장면은 아름다웠고, 골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무척이나 쉬워보였던 것이 박주영의 플레이였다. 그러나 2005년 이후 박주영에게서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2년간의 부진을 딛고 상승세를 타는 과정에 있던 작년 여름 박주영의 모나코 입단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않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박주영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다시 적응이 필요한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가 그나마 회복되어 가던 축구선수로서의 능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박주영은 그런 우려들을 뒤로한 채 프랑스로 날아갔고, 프랑스 무대 데

뷔전이던 작년 9월 14일 FC로리앙전에서 1골 1도움으로 펄펄 날며 팀의 2-0 승리를 견인 스스로 유럽 무대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후 박주영은 현재까지 팀의 붙박이 공격수로 활용되며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그 어떤 한국 선수보다도 많은 출장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프랑스 리그1 데뷔시즌이던 지난 시즌 총 31경기 출장해 5골 7도움을 기록한 박주영은 올 시즌 초반에도 파리 생제르맹, 마르세유 등 강팀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는 한편 팀의 '만능 도우미'로서 팀의 공격을 이끌며 8경기 출장에 2골 2도움을 기록중이다. 

박주영에게 찾아온 이와 같은 변화는 곧 '진정한 부활'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박주영이 이처럼 진정한 부활에 성공할 수 있게된 결정적인 원인은 한때 퇴보하는 것으로 비쳐졌던 그의 '축구지능'이 회복됨과 동시에 다시 성장을 시작했다는데서 찾고 싶다. 물론 그동안 그에게 주어진 충분한 출장시간이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키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공의 궤적이나 공의 낙하 지점 등에 따른 위치 선정의 센스가 좋다보니 헤딩으로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하고 팀 동료들에게 헤딩으로 멋진 패스를 연결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헤딩은 키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플레이 자체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속공 또는 지공 상황에 따라 스스로 움직일 공간을 달리하는 감각적 움직임, 패싱 센스와 정확성, 그리고 슈팅에 대한 빠른 판단에 이은 정확하고 위력적인 슈팅 등 최근 박주영의 플레이는 K리그 최초의 '만장일치 신인왕'에 오르던 2005년의 모습을 뛰어넘어 이제 유럽에서도 수준급의 공격수로 평가받을 수 있는 원숙한 플레이로 평가받을만 하다.

잠자던 '천재'로서의 축구지능을 되살려냄으로써 K리그에서의 슬럼프를 뒤로하고 진정한 부활에 성공한 박주영. 그는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유럽에서 활약중인 태극전사 가운데 가장 행복한 사나이라고 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