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의 손' 파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티에리 앙리와 프랑스 대표팀]
월드컵 유럽 예선 중에 일어난 프랑스 대표팀 공격수 티에리 앙리의 이른바 '신의 손' 파문이 날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랑스 대표팀 소속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가 아일랜드 대표팀과의 재경기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끈다.
프랑스 대표팀은 지난 19일에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아일랜드와의 맞대결에서 연장 후반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파울로 만들어진 수비수 윌리엄 갈라스의 골에 힘입어 극적인 본선 진출을 이뤄낸 바 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티에리 앙리의 이같은 행동은 곧장 제2의 '신의 손' 파문으로 비화됐다. 급기야 아일랜드는 앙리의 파울과 주심의 오심 때문에 자신들이 월드컵 진출권을 놓쳤다며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 측에 정식으로 프랑스와의 재경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FIFA 측은 "경기 결과는 번복할 수 없으며 재경기도 있을 수 없다. 주심이 이미 해당 사건에 대한 판정을 내리지 않았는가"면서 아일랜드 측의 요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시각으로 지난 22일 프랑스의 일간지인 <르퀴프>와 만난 에브라는 "축구에서는 항상 불의의 사건들이 일어나곤 한다. 그러나 이번 일은 주심의 잘못이지 앙리의 잘못이 아니다. 다들 그를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일랜드와의 재경기 논란에 대해서도 "가장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마도 축구공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FIFA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서 프랑스 현지서조차 앙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데 대해 "동상을 세워주지는 못할망정 이래선 안된다. 만약 앙리가 주심에게 달려가 골을 취소해달라고 했다면 그땐 또 뭐라고 했겠는가?"라고 반문한 에브라는 "그렇다면 프랑스와 아일랜드가 다시 한 번 붙어보는 건 어떻겠는가? 다만, 내 플레이스테이션(게임기)으로 말이다"라며 항간의 끈질긴 재경기 요구를 농담으로 받아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