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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등' 히딩크 감독, 유니폼 선택만 남았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팀에게 덜미가 잡혀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지 못한 감독이 월드컵 본선 출전 티켓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대표팀으로부터 엄청난 러브콜을 받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름 아닌 현 러시아 대표팀의 사령탑 거스 히딩크 감독을 두고 하는 말이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팀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에서 슬로베니아에게 밀려 본선행이 좌절되자 세계의 언론들은 대부분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 대표팀을 떠날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편 그가  이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어 놓은 다른 국가의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그런 전망들이 나온지 사흘 정도가 흐른 뒤 막연한 전망은 현실이 됐다. 

<가디언> 등 유럽 현지 언론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현재 아르헨티나(공동 감독), 나이지리아, 북한 대표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월드컵 예선 탈락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19일 <스포토픽>도 <
'이변의 희생양' 히딩크 감독, 차기 행선지는?>이라는 제하의 포스트를 통해 히딩크 감독의 아르헨티나행 가능성을 을 전망해본 바 있다.)

특히 히딩크 감독은 <선데이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 공동 감독직 제의 사실을 시인하며 “나쁘지 않은 생각인 것 같다. 그렇지 않나”라며 “우리는 서로를 잘 안다. 생각을 해보면 즐겁기까지 하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이어 “하지만 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 대표팀과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는 한편 “난 아직도 감독직을 수행할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제의건 간에 2010년 1월 전에는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사실 히딩크 감독이 현재 러시아 대표팀의 감독으로 계약기간이 남아있다고는 하나 내년 월드컵까지 러시아 대표팀이 할 일이라곤 다른 월드컵 출전국들의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주는 일 뿐이이라고 할 수 있다. '4강 청부사', '히딩크 매직' 등 다양한 별칭을 지닌 명장 히딩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모양새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분명해 진다. 러시아 대표팀이 아닌 다른 국가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무대에 가는 것이다. 특히 월드컵 무대에서 예선 라운드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면 좋을 것이고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현재 히딩크 감독에게 2012년까지 계약 연장을 제의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러시아 축구협회도 히딩크 감독이  남아공 월드컵 종료시 까지 다른 대표팀을 맡는 것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히딩크 감독과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히딩크 감독이 '임시직' 신분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은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제 남은 문제는 히딩크가 어느 팀을 맡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만이 남은 상황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이 내년 1월 까지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겠다고 공언을 했지만 이미 속으로는 결심이 섰을 가능성도 충분하고, 한편으로 보면 다른 대표팀으로부터의 제의도 기다려 보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첼시의 기술고문직으로 갈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았지만 히딩크 감독이 기술고문 이라는 다소 어정쩡한 직함을 위해 러시아 대표팀과의 계약기간을 남겨둔 채 떠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 대표팀의 감독으로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수모를 당한 히딩크 감독이 다른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무대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