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6개월여 앞두고 그야말로 물오른 실력과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는 박주영이 3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6호골을 터뜨리며 또 다시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24일(한국시간) 스타드 레옹 볼레에서 열린 르망과의 2009-2010시즌 프랑스 리그1 19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장한 박주영은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5분경 프랑수아 모데스토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동점골의 주인공이 됐다.
박주영은 이로써 지난 17일 스타드렌과의 홈경기에서 터뜨린 결승골(4호), 21일 리옹전에서 터뜨린 동점골(5호)에 이어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게 됐으며, 시즌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이미 지난 시즌 득점기록(5골)을 넘어서게 됐다.
이날 경기는 리그 12위를 달리던 모나코와 18위 르망의 경기라는 점에서 모나코의 우세가 점쳐진 경기였고, 박주영이 그동안 르망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박주영의 발끝에서 선제골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됐다.
그러나 전반 내내 박주영을 비롯한 모나코의 공격진은 르망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한 반면 르망은 전반 36분 스트라이커 앙토니 르 탈렉이 토르스텐 헬스타드의 헤딩 패스를 받아 선제골로 연결, 당초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만약 이 상황에서 모나코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면 강등권에 머물로 있는 팀에게 덜미를 잡혔다는 점에서 기분나쁜 패배였을 수 있으나 비교적 이른 시간에 박주영이 동점골을 터뜨려 줌으로써 모나코는 한결 부담을 던 상태에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박주영은 후반 5분경 르망의 문전으로 쇄도, 모데스토가 르망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깔아 연결해준 크로스를 가볍게 오른발로 건드려 르망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그 과정이 그대로 '골의 정석'이었고, 박주영 개인의 골감각과 팀동료들과의 호흡이 정점에 도달해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점레서 보는이들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만드는 통쾌한 골이었다.
돌이켜 보자면 지난 14일 OSC 릴과의 경기에 박주영은 선발 출장했지만 팀은 0-4의 대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당시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모나코의 에이스 박주영에게 혹평을 가했다. 그러나 릴에게 4골차 대패를 당한 릴전에서 박주영은 혹평을 들을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전에 세 차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 기회에서 한 골이라도 모나코가 먼저 득점했다면 경기의 양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만큼 박주영의 컨디션은 팀이 연패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건재했다.
박주영은 이후 3경기에서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특히 그의 골은 모두 무승부로 끝날 수 있는 경기에서 터뜨린 결승골이거나 리드를 당하고 있던 상황에서 성공시킨 동점골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결국 박주영의 골이 없었다면 모나코는 최근 3경기에서 1무 2패라는 부진에 허덕일 수 있었으나 박주영의 골 덕분에 1승 2무를 기록, 승점면에서 무려 4점의 이익을 본 셈이다.
기록이 말해주듯 모나코가 시즌 초반의 돌풍을 뒤로하고 전반기 중반부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시즌의 반환점 도달에 즈음해 다시 중위권 순위를 유지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있어 박주영의 공헌은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모나코가 다시 시즌 초반의 돌풍을 재현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요즘 박주영의 존재가 더욱 더 빛나는 이유는 이제 그가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내거나 어정쩡하게 무승부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진정한 에이스로서의 포스를 갖춰가고 있음을 연일 골로써 확인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