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면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들.
대북 관계에서 올해 청와대가 평가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는 "그랜드 바겐".
그리고 연말까지로 예정된 예산안에 대해 연내타결이란 대목표를 가지고 있는 국회, 그리고 여야.
하지만, 이 모든 용어가 지금 "프로야구"에서 뜨겁게 언급되고 있다는 겁니다.
바로 서울을 연고로 한 영웅들, "히어로즈"의 가입금과 서울 입성금, 그리고 트레이드에 대한 문제 때문에
비롯된 것이죠. 일단 오늘 이 문제들은 일단락 된 분위기군요.
영웅들의 이야기라 하기엔 어딘지 서글프고, 또 클린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은 지금의 상황,
왠지 우리 정치만큼이나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랜드바겐,
일괄타결, 혹은 대타결 뜻하는 용어. 줄건 주고, 받을 건 받겠다는 식의 정리를 전재로 한 이 대북정책은
최근 히어로즈 사태에도 적용됐죠.
히어로즈에게도 받을 돈은 받아내고, 또 그 돈을 줘야 할 곳을 주며,
그들도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속뜻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왠지, 영어 단어 하나하나의 해석으로 풀이해본 "대규모 저가 판매"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거기에 이미 히어로즈를 제외한 4개 구단이 이 그랜드 바겐 덕에 각각의 취할 수 있는 충분한 이득을
봤을테니깐 말입니다.-
KBO가 약속한 연내 타결, 오늘 구단 사장단들이 모여 이뤄낸 결과고, 무엇보다 "히어로즈"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는 안도감이 있습니다만. -마치 여야의 예산안 타결만큼이나 치열한 조정과 논의가 있었을 거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왠지 모를 서글픔이 드는 것,
히어로즈는 돈을 택하고, 대신에 2010시즌을 포기한 듯한 인상을 줍니다.
KBO는 트레이드에 대해선 총재의 고유권한이라며 논의를 피한다고 했지만..
논란의 씨앗이 된 이택근 트레이드건에 이어 기다렸다는 듯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장원삼 트레이드가
공식 발표된 걸 보면.. 모든 논의의 바탕에는 이 "트레이드"의 추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 여부가 중심에 있었단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더구나 프로야구에 큰 힘을 지닌 구단들이 이번 트레이드의 해당자이자, 수혜자라는 사실은
이 모든 논의가 결국, 철저한 정치논리를 바탕에 둔 이유가 된다는 거.
-심지어, 예상된 트레이드 이상이 진행될 여지도 있습니다.-
히어로즈 자체의 구단으로서 가치보다, 하나의 선수수급시장으로 여기는 구단들.
프로야구 전반의 미래를 고민하기보다, 눈앞의 문제에 급급한 한국야구위원회.
팀의 성적이나 미래보다 운영과 경영에 우선하고 있는 히어로즈의 구단 수뇌부.
각자의 입장만이 존재하며, 어디에도 야구팬들의 시선은 느낄 수 없는 그런 논의 속에 정치판에서
느끼는 허탈함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을 떠나서 넓은 시선으로 볼 때,
우리의 "프로야구"엔 최소한 우리의 정치보다 훨씬 더 장점과 우수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흔히들 말합니다. 야구가 우리 삶의 모습을 투영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정치가 투영되는 듯한 모습은 참 안타깝고, 서글픕니다.
2010시즌을 보며, 히어로즈를 보며 응원을 할지, 원망을 할지도 복잡한 지금의 대안,
지금의 대답이 과연 정답인 걸까요?
과연, 프로야구단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이 드는 그런 세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