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화란 문제는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서 언급되는 문제라 할 수 있죠.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세종시 문제 역시, 비슷한 사안이겠습니다만...
수도권에 집중된 우리사회의 특성상 그런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
심지어 이런 문제는 "프로스포츠"에서도 함께 합니다.
무엇보다 최근 "서울"에 대한 프로스포츠들의 맹목적인 사랑이 늘어난 단적인 사건은 "프로농구"에서 있었죠.
KBL(한국농구연맹)이 추진하는 "서울 중립경기"는 챔피언결정전을 서울에서 치르겠다는 건데요.
지역연고팀끼리 챔피언결정전을 치를 경우 5∼7차전을 서울에서 치르는 방안을 오늘 이사회를 통해
밀어붙일 듯 합니다. 뭐, KBL의 입장은 "농구 붐 조성과 흥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하며
어쩔 수 없음을 이야기합니다만...
7천여명의 관중 증가와 3천여만원 정도의 수입증가가 예측된다는데, 이는 KBL의 연간 관중이나 수입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거. 한편의 견해는 결국, 이런 모든 변화가 바로 시상식의 모양새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옵니다.
이런 결정은 서울연고권을 50억이나 납부하고 차지한 구단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죠.
-원래 서울삼성은 수원, 서울SK는 청주가 연고지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중립지역의 챔피언결정전이 실재로 이뤄진다면, 해당 지역팬들에게 엄청난 상처가 될텐데요.
비록 좌석숫자는 서울잠실보다 적고, 그렇다보니 때론 평균관중 숫자도 적을지언정, 좌석점유율에선 월등히 앞서는 구단들도 많습니다.
더구나, 프로농구란 종목이 처음부터 지켜온 "연고지역"에 대한 존중이 자칫 무너지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을
불러옵니다.
이런 지역에 대한 무례함과 서울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이미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잘 보여져 왔습니다.
실재로 1997년 출범한 KBL은 지난 2007년 처음으로 울산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것이 유일했던 지역에서의
올스타전이었다는 거. 흥행과 인기, 관중숫자로 인한 수입 등은 2개의 서울팀에 의한 것이 아닐 터,
KBL의 팬들에 대한 배려와 구단들에 대한 인식은 나머지 8개 팀을 향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서울 사랑의 이유를 다른 종목에서의 성공사례와 유사하단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뭐, 실재로 KBL이 보여주고 있는 "서울" 집중화는, 프로야구에서도 유사하게 함께 하긴 합니다.
그 문제점은 여러가지 부분에서 들어나죠. 무엇보다, 프로야구는 다른 프로종목보다 적은 편인 구단 숫자에 비해, 서울 연고지역 구단은 무려 3개나 됩니다.
수도권을 인천까지 포함해서 보면, 무려 절반의 구단인 4개 구단이 수도권에 있습니다.
거기에 전국 대부분의 광역시에 함께하는 프로야구지만, 울산광역시 같은 경우는 3대 프로스포츠 중
야구단이 없다는 거. 무엇보다, 프로야구는 챔피언결정전에 해당하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연고와 무관한
서울경기를 지역팀들도 치러왔다는 거죠.
-실재로 서울연고팀이 없는 경우, 잠실구장에서 5,6,7차전을 하는 것이 규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지난해처럼 지역구단의 맞대결로 한국시리즈가 치러지면, "KIA"와 "SK"의 홈구장에 아닌 잠실에서 챔피언이
결정되곤 합니다. 당연히 연고 지역팬들에겐 참 아쉬운 일이라 할 수 밖에 없다는 거.
하지만, 프로야구의 경우, 지역구장들의 여건만 개선된다면 잠실에서의 최종전 방안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죠.
지역구장들의 개선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고, 새로운 구단에 대한 논의도 분명 지역에 대한 논의와
함께할 겁니다. -뭐, 마음속으로야 어느 기업이든 서울을 연고로 하고 싶어하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어느 종목이든 그런 마음은 마찬가지, 그래서 K리그의 FC서울도 엄청난 비난 속에 서울 연고이전을
택했고, 프로배구에서도 2009-2010시즌, 5년만에 서울 연고팀이 장충체육관 경기를 펼쳤습니다.
물론, 서울지역에 인구가 많고 다양한 구단의 팬들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런 논리로만 따진다면 어떤 구단이 지방을 연고로 두고 싶을지, 지역의 팬들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 그것부터 묻고 싶어집니다. 서울 연고팀이 생기고, 그 시장성 때문에 타지역보다 숫자가 많아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논의는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각 리그를 책임지는 기관들은 그만큼이나 지역구단들에 대한 배려와 지역팬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해야겠죠. 그들 역시 리그를 더욱 풍성하고 가치있게 만드는 힘일테니깐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논의와는 무관한, 프로농구의 역귀경(?)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든 시도란 생각,
지역에 사는 스포츠PD의 좁은 견해일까요?
지역구단들의 연고 홈경기장은, 챔피언결정전의 최종전도 못치르는 그런 공간이란 생각에, 왠지 모를
'초라함'마저 느껴지는 그런 순간, 지금 겨울 한가운데를 지나는 프로농구가 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