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당시 기상청 예보를 바탕으로 경기 연기를 발표했던 웨스트햄 홈페이지]
기상청의 오보로 멀쩡히 치러질 수도 있었던 경기가 연기되는 해프닝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벌어졌다고 '데일리 메일'이 14일(이하 한국시각) 보도했다.
웨스트햄은 지난 1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당일로 예정된 울버햄튼과의 리그 21라운드 홈 경기를 전격 연기한 바 있다. 경기장이 위치한 잉글랜드 동런던 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몰아칠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완벽한 '오보'였다.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이날 동런던 지역은 물론이고 경기장 인근에는 폭설은 커녕 진눈깨비조차 흩날리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연기 발표로 텅 빈 경기장 주변에는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축구팬들의 모습뿐이었다.
다행히 이날 경기의 입장권을 환불해주거나 추후에 치러질 경기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단 측의 발표 덕에 축구팬들의 분노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기상청에 직접 전화를 걸어 오보를 질책하는 등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특히나 '데일리 메일은' 주전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웨스트햄이 일부러 경기를 연기시킨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 제기되기도 했노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당시의 경기 연기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내려진 것임을 강조하며 별도의 조사나 징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축구팬들의 안전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었던 만큼 자신들도 그것을 지지한다는 얘기 또한 덧붙여졌다.
실제로 당시 경기장과 인근 도로 시설물 등을 조사한 뉴햄 당국은 프리미어리그 측에 경기를 연기할 것을 권장하는 내용의 조사결과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연기된 웨스트햄과 울버햄튼의 경기는 오는 2월 3일 다시금 치러질 예정이다. 리그에서 단 4승만을 거두는데 그치며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는 웨스트햄이 오보에서 비롯된 뜻하지 않은 이번 휴식을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