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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모이어 ‘현대 선발투수들은 갓난아기’



 

박찬호가 롤 모델로 꼽았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노장 투수 제이미 모이어가 투구 숫자에 따라서 철저하게 피칭 이닝을 관리받고 있는 현재 메이저리그의 선발투수들이 갓난아기 같다는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1962년생, 올 해 47살로 메이저리그 최고령 선수인 제이미 모이어가 라디오 토크 프로그램인 마이크 프란세사 쇼에 출연하여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의 투수 운영방식에 대해서 비판했다.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제 5 선발자리를 두고 경쟁중인 제이미 모이어는 1986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하여 올 시즌 메이저리그 24년차에 들어서는 노장중의 노장이다.


모이어는 토크 쇼에서 현재의 정형화된 메이저리그 투수 운용방식 - 선발투수가 100 ~10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면 마운드에서 내리고, 중간계투, 셋업맨, 클로저들을 차례대로 등판 시키는 - 을 비판했다.


모이어는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은 매우 길기 때문에 투구수에 따라서 선발투수를 강판시키고 불펜투수를 등판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며 불펜투수들의 지속적인 등판으로 인해서 정작 불펜투수들이 필요할 때인 위기상황이나 점수차가 적은 상황에서는 불펜투수들이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선발투수들이 한 경기에서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을 때나 135개에서 14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을 때나 피로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며, 선발투수들이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불펜투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이어는 현재 메이저리그 투수 운용법은 구단측이 젊은 선수들과 불펜투수들에게 지출하는 돈이 정당한 것임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그러나 모이어는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이 경기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은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이미 모이어가 데뷔한 시즌과 비슷한 1985년부터 현재까지 5년 기간으로 분류한 완투경기수를 보면 최근 25년 기간동안 완투경기가 급감했음을 알 수 있다.


기간

평균 완투경기수

2005년 ~ 2009년

146.4경기

2000년 ~ 2004년

201.2경기

1995년 ~ 1999년

274.4경기

1990년 ~ 1994년

367.4경기

1985년 ~ 1989년

574.5경기


현대 야구에서 불펜투수의 역할이 강화된 계기는 1980년대 후반 오클랜드 에이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의 전문 1이닝 클로저 기용법의 영향이 크다. 오클랜드 에이스는 1988년부터 1990년 3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였고 당시 오클랜드의 클로저 데니스 에커슬리의 대 활약은 각 팀의 불펜투수 운영방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후 메이저리그는 중간계투, 셋업맨, 클로저 체계가 정립되었다. 불펜투수진의 역할 분담이 체계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선발투수들의 투구숫자와 이닝수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되었다.


선발투수의 투구숫자를 투수교체의 기준으로 삼고 불펜투수들을 차례로 등판시키는 현재의 철저하게 분업화된 메이저리그 투수운영방식이 과거의 투수운영법보다 비효율적인 것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현대의 선발투수들이 과거 투수들보다 훨씬 적은 투구수를 기록하기 때문에 불펜투수들에게 과부하를 주게 되고 이로 인해서 불펜투수들이 위기상황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효과적인 피칭을 하기 어렵다는 모이어의 의견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측의 과도한 보호를 받고 있는 선발투수들이 갓난아기같다는 모이어의 비유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게일로드 페리, 필 니크로, 놀란 라이언 등 1970~1980년대의 선발 투수들이 투구수의 보호를 받지 않고 수많은 완투경기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40대 중후반까지 활약했다는 사실또한 모이어의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모이어 또한 현역 투수중에서 통산 피칭이닝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7년 훌리오 플랑코의 은퇴로 메이저리그 최고령 선수가 된 제이미 모이어는 통산 258승 195패, 방어율 3.22, 완투 31경기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