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이라면 한 때 토끼춤을 추면서 방방 뛰던 가수 MC 해머에 대해서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유 캔트 터치 디스’라는 곡으로 댄스가수의 상징으로 떠올랐으며 당대 최고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과 동거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있었지만 두 사람은 마돈나 같은 영민함을 보이지 못하고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영화 ‘보디가드’에서 당대의 미남 캐빈 코스트너와 너무도 잘 어울리던 휘트니 휴스턴은 최근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몰락한 장면이 가끔 인터넷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3회 그래미상 수상자이며 인기에 발맞춰서 다양한 외부활동을 했던 MC 해머는 휘트니 휴스턴만큼은 아니지만 흔히 보는 흘러간 옛 스타처럼 전성기에 반짝했을 뿐, 이후엔 관리소홀로 인해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했다.
그는 음반회사를 차려 본인 및 후배들의 음반을 제작했으며 다양한 방송에 참가하거나 아예 제작자로 뛰어들었고 투기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지라 1990년대엔 에반더 홀리필드의 경기와 관련해서 매니지먼트 사업을 했다. 그러나 재능에 비해 많은 일들을 벌였고 장부상으론 적자가 지속되면서 1996년엔 부도를 맞아 몰락의 정점을 찍게 된다. 이후 목사로 변신하면서 대중의 관심에 있으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졌는데.
그래도 자녀들을 위해 의지를 불태우면서 어느 정도 재기에 성공했고 출판을 통해 팬들의 공감을 얻었으며 지금도 음반을 내면서 과거와는 다르지만 나름 다양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영역 넓히기의 일환인지 얼마 전 해머는 격투기 산업 참여를 선언하면서 매니지먼트 사를 수립했다. 그간 쌓은 인맥역시 무시할 수는 없기에 완전 무명의 인사가 참여하는 것보단 어느 정도 여파는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해머는 지금 1위가 된 UFC를 비롯해 스트라이크 포스 뿐 아니라 다양한 단체에 선수들을 공급할 것이며 짧게 앞만 내다보면서 선수들의 몸값을 착복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서 선수들을 키울 것이란 복안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발표는 액면그대로 믿기 보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 듯 하다. MC 해머가 들어간다고 해서 격투기에 엄청난 혜택이 돌아온다거나 선수들에게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내실보단 겉모습에 치장하는 연예인이 괜히 선수들과 갈등을 일으키거나 젊은 선수에게 불안만 가중시킬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다른 군소단체 프로모터들에게 괜히 업종의 이미지만 망치지 말고 다른 사업을 알아보라는 독설을 펼치는 데이너 화이트 UFC 프로모터로부터 환영을 받을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MC 해머가 격투기 산업에 들어왔다는 점은 그만큼 미국 내에서는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끌 요소가 있으며 돈을 벌 가능성도 있는 분야란 걸 반증하는 사례라 하겠다.
그것 말고도 지켜볼 점이 있다면 연예인들이 사는 삶의 방식이다. 연예인들은 전성기가 지난 후에야 어느 정도 영리하게 삶에 대처하는지 옥석이 가려지는 만큼, 해머가 자신의 명성만을 이용해서 다른 이들에게 민폐를 끼칠지, 아니면 정말로 상생하는 길을 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이런 패턴은 꼭 외국의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명하고 명망이 높다 하더라도 그게 실제 능력과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허명에 불과한 사상누각과 같은 것인지는 엄밀히 고찰해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편승해서 투자하거나 따라가다간 큰일이 날 수도 있단 뜻이다.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