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브록 레스너 공식 홈페이지>
현재 격투기의 최고 상징적 존재는 브록 레스너라 할 수 있다. 프로레슬링에서 건너왔기에 격투기 매니아들에겐 반감을 사지만 적어도 흥행이라는 척도에서 본다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그에게 집중된 관심은 미국 현지 일반 팬들에게 격투기에 대한 흥미를 높이면서 흥행의 선순환을 촉진하고 있다. 레스너는 얼마 전 쉐인 카윈이라는 엄청난 상대를 꺾었는데 마치 어린 시절 보던 고질라와 메카 고질라, 혹은 킹콩과 티라노의 대결처럼 블록버스터급 매치의 성격을 보였고 흥행 역시 격투기 역대 2위에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23일 펼쳐질 케인 벨라스케즈의 대결은 쉐인 카윈과의 경기보다 더 높은 흥행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레스너를 좀 더 자주 출전시키기 위해서 UFC는 가급적 그의 메디컬 컨디션에 따라서 경기를 포진시키는 흥행위주의 전략을 쓰기도 하는데.
이번 케인과의 대결은 재미있게도 기존 상대들과 벌이던 치열한 설전은 벌어지지 않을 듯싶다. 레스너는 꾸준한 도발적인 발언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반면, 상대 케인 벨라스케즈 다소 수줍음이 많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상대는 훌륭한 선수입니다.’같은 모범생 같은 발언만 하는 착실한 운동선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아예 프랭크 미어처럼 막가는 발언을 한 뒤 사과성명을 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하겠다.
현재 케인 벨라스케즈는 주최 측이 원하는 만큼의 스타파워가 있진 않지만 멕시코 출신인지라 히스패닉이라는, 투기 스포츠에 열광하는 민족성이 있는 사람들의 후원을 받기에 그 덕분에 흥행에서 꽤나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레스너에겐 일반 사람들과 다른 덩치, 보기와 달리 빠른 스피드, 그리고 천재적인 신체능력이 강점이라면 케인에겐 강인한 체력, 냉정한 전략이 돋보인다. 쉐인 카윈과의 대결처럼 성질 급한 사람들이 초반에 승부를 보려 한 것보다는 5라운드를 길게 보면서 서서히 경기가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현지에선 큰 화제가 될 브록 레스너와 케인 벨라스케즈의 UFC 121회 대회엔 그들 말고도 2위 격투기 단체 챔피언이었다가 갑자기 UFC로 이적한 제이크 쉴즈의 데뷔전, 음란물배우출신 동거녀 폭력설을 말끔히 털어내고 오랜만에 경기하는 인기스타 티토 오티즈와 맷 해밀의 대결 등 다양한 화제가 있어 UFC 100 이후 가장 화려한 라인업이란 찬사를 듣기도 한다.
우리나라 양동이 선수의 데뷔도 놓칠 수 없겠다. 아직 미국 무대에서 낯설기에 유료시청채널에 방영되지 못하는 다크 매치에 뛰게 되긴 했지만 어쨌든 쟁쟁한 스타들과 같은 무대에 서며, 이날 모든 경기들 중에서 가장 멋진 승부 혹은 최고의 서브미션이나 KO를 가려 상금을 받을 기회는 동등하기에 이런 큰 무대에서 데뷔하는 건 일생일대의 기회라 할 수 있겠다. 좋은 결과가 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