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UFC 121회 대회에서 타이틀을 잃고 경기장에서 나가던 브록 레스너에게 언더테이커가 시비를 거는 질문을 했는데 이것이 영상에 녹화되면서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 대해 UFC 프로모터 데이너 화이트가 최근 캐나다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하면서 더욱 상황은 재미있어졌다.
“결국 이 이야기네요. 언더테이커와 브록 레스너는 뭔가 있었어요. 브록이 나가자 언더테이커가 뭔가 말했지만 그냥 지나갔습니다. 전 (WWE 회장) 빈스 맥맨과 사이가 좋습니다. 빈스 맥맨을 아주 좋아하고 존중합니다. WWE의 대부분과 관계가 좋아요. 별 일 아니네요. 저흰 격투 사업이고 무슨 일이든 있을 수 있지요.”
데이너 화이트는 여기에 덧붙여서 서로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WWE와 경쟁관계는 아니며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격투기 라이벌들은 무조건 싹을 꺾지만 표면적으론 WWE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도 분야가 같진 않고 매출구도도 다르기에 어쩌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현재 레스너는 케인 벨라스케즈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휴식을 취하며 가볍게 훈련하고 있으며 내년 레슬매니아 특별출연을 통해 약 300만 달러 정도를 벌어 격투기 대전료 정도를 챙기고 싶어 하지만 데이너 화이트는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레스너가 WWE에 출연하는데 있어서 이해당사자는 UFC, WWE, 브록 레스너, 언더테이커 정도인데 이들 중 UFC를 제외한 모두가 원하는 상황이다.
WWE는 ‘킹 오브 더 링’을 통해 영상이나 해설에서 브록 레스너를 수차례 언급했는데 특정인을 계속 언급하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단 뜻이고 실제로 아직 레스너를 포기하진 않았다 한다. 이미 레스너와 언더테이커는 소속사와 별개로 일을 진행한 터라 UFC만이 반대하는 것이다. 쉽게 돈 벌 기회를 날릴 듯 하기에 레스너는 약간 감정이 상했다 한다.
개인적으론 UFC의 입장에선 잘 한 것이라 본다. 과거 WWE가 케이블 ‘스파이크 TV'에 방영될 당시 거부할 권리가 있었지만 RAW 방송 후 UFC의 특별프로를 편성하도록 허락한 뒤 18세에서 34세 남성 시청자 층이 격투기로 빠져나가게 한 실수가 있었고 이는 오늘날 UFC 약진의 밑거름이 되었다. 직접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팬층이 겹치기에 레스너가 다시 프로레슬링에 모습을 보인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UFC 프로모터가 표면적으론 좋게 이야기하지만 속으론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건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 하겠다.
이번 사태가 터지자 언터테이커는 사전에 통보 없이 일을 벌였기에 사과전화를 했고 화이트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다른 유명인들은 UFC의 홍보팀을 통해서 무료 티켓을 얻지만 언더테이커는 데이너 화이트와 친밀한 관계인지라 직접 표를 받았기에 친구 사이에 좋게 해결 된 분위기이다.
WWE의 입장에선 금년 레슬매니아가 프로레슬러들의 경기 위주로 펼쳐지자 생각보다 성과가 안 좋았기에 내년은 유명인들로 갈 분위기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언더테이커가 레스너와 접촉했고 WWE도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게 되어버렸다. 다만 아직 시간이 3개월 이상 남았고 브록 레스너가 불만을 갖고 있기에 이 부분이 관건인 듯하다.
WWE시절에도 투정을 부리면서 원하는 것을 얻어왔던 레스너는 내년 4월 자서전 출간도 있기에 홍보가 필요하며 힘들게 대전 준비를 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금액을 벌 수 있는 레슬매니아 특별출연에 관심이 있기에 향후 그의 의지와 데이너 화이트의 반대가 어느 지점에서 절충될지가 관심사이다. 다만 현재 데이너 화이트의 방침이 확고하기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www.ww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