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가 멋진 승리를 안으면서 현지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2010년 미국 데뷔부터 격투기의 진수를 선보였으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1:2로 패했던 정찬성 선수는 원래 경기를 가질 예정이던 ‘남판’이 부상으로 빠지자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레오나르드 가르시아와 다시 한 번 싸울 기회를 얻었다. 운 좋게 잡은 복수의 기회에서 정찬성 선수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는 유료시청채널이 아니라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되기에 대박대회는 아니었지만 돈을 내고 보는 게 아닌지라 오히려 좀 더 많은 시청자들이 시청할 수 있기에 인지도를 높이는 중요한 기회였다. UFC 내에선 2연패가 되어버렸지만 워낙 강한 인상을 남긴 정찬성 선수는 메인카드 중 오프닝 경기에 투입되었고 2라운드 막판에 ‘트위스터’라는 매우 생소한 기술을 선보이면서 다시 한 번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다수의 현지의 팬들은 대회 최고 경기로 꼽았고 특이한 기술 ‘트위스터’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다.
그가 사용한 ‘트위스터’는 유술가 에디 브라보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환경에서 만든 기술 중 하나이다. 경추의 과굴곡을 유도하는 기술 ‘트위스터’는 너무도 위험해 일부 대회에서는 금지되기도 했는데 정찬성 선수가 UFC 사상 최초로 ‘트위스터’를 응용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냈다.
일본에서 잘나가던 정찬성 선수는 2010년 미국에 건너온 뒤 레오나르드 가르시아에게 다소 억울한 판정패를 당했으나 훌훌 털고 파죽지세를 보일 걸로 생각되었다. 허나 승산이 높다 평가되던 조지 루프에게 2라운드에 무너지면서 다소 고민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얼마 전엔 라니 야야와의 경기가 부상으로 인해 취소되는 일도 있었기에 이번 승리는 매우 절실 했다. 다소 위기에 빠졌다가 눈부신 기술로서 반전한 정찬성 선수는 억울한 판정패의 설움을 날려버렸고 인지도도 더욱 높였으며 보너스로 5만 5천 달러까지 받았으니 한 방에 모든 걸 해결한 모습이다.
정찬성 선수에 대한 미국 팬들의 반응은 꽤나 좋은 편이다. 그의 경기 스타일이나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별명 ‘코리안 좀비’는 경기 회수에 비해 인지도를 높이기에 충분했으며 심지어 프로모터 데이너 화이트는 그의 티셔츠까지 입고 나오면서 홍보에 임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외국 선수들이 다소 문화적으로 낯설거나 어색한 별명을 갖고 있는 반면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은 도저히 잊어버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섹시야마‘란 일본식 영어는 미국 팬들에게 그다지 어필하지 않는 반면, 뭔가 괴기스럽고 맷집이 강할 것 같은 ’좀비‘라는 별명은 국가적인 망신이 아니라 현지 팬들에게 부각될 수 있는 꽤나 고도의 전략처럼 보인다.
여하튼 대단한 승리였다. 최근 일본 격투가들의 부진과 달리 대한민국 선수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면 지도자들과 수많은 선수들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다고 평가해도 될 것이다.
파워칼럼 해설위원/성민수 라스트라운드